이번 작품은 전에 읽었던 두 작품과는 달리 '현실적인 정답 후 비현실적인 진실'이 아니죠. 있는건 오직 '현실적인 진실' 뿐. 먼저 읽은 두권이 그랬으니 이것도 당연히 그러겠지 했는데 배신 아닌 배신(?)을 당해서 좀 미묘한 느낌도 들긴 합니다. 게다가 결말 부분은 노자키 보단 오히려 오츠이치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더욱 더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읽었던 마이츠라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었거든요. 다른 두권과 비교해서 가장 불만이었던 점이 매력있는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었는데, 심지어 메인 히로인이었던 모하야조차도 매력이 별로였거든요. '천재'쪽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보케 캐릭터'로서는 밋밋했죠. 차라리 이 부분은 완전히 카쿠스한테 넘겨버리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대사 템포라던가는 나름 괜찮은 편이었는데, 하토의 첫 프리 게임이었던 그녀와 그녀의 충의에서의 대화 템포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서도.... 같은 라노베에서 찾아보자면 모노가타리 시리즈의 아라라기와 센죠가하라의 대화 템포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똑같다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 그 탓에 마이츠라부터는 그런 구조가 사라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존 리뷰 보면 죄다 그 얘기뿐이라.....근데 사실 모노가타리 시리즈를 읽은 적은 없습니다. 애니만 봤지. 그것도 바케모노까지만.
어떻게 보면 노자키의 소설 중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리는 작품일수도 있는데, 대표적인 이유로는 '천재 캐릭터가 천재라는걸 강요한다' 라는 부분. 천재 캐릭터가 왜 천재인가 하는 묘사를 독자에게 납득 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그냥 '천재니까 천재.' 라는 식의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지 못하겠다는 이유가 가장 크지 않나 싶습니다. 그 외의 이유로는 여러 장르를 섞어놓은 탓에 깊이가 없다는 점. 비유하자면 마트 시식 코너에서 배 찰때까지 이것저것 집어먹는 느낌. 배는 그럭저럭 부르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를 찍는 청춘물인가 싶으면 미스테리 요소도 있고 연애 요소도 있고 쓸 수 있는건 다 집어넣은 듯한 느낌이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미스테리 요소를 아주 제외해버렸어도 충분히 양작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말입니다. '2'를 읽고 나면 이쪽의 평가도 크게 바뀔수도 있겠지만 암리타 하나를 갖고 평가하자면 뒤의 두권에 비해선 재미가 약간 떨어진다. 라는게 최종 결론.
까는 소리만 자꾸 한것 같긴 한데 칭찬을 좀 해보자면 후반부, 그러니까 4챕터부터 결말까진 단숨에 읽었습니다. 대강 책 반권을 쉬지 않고 읽은 셈이죠. 원래 페이지가 적긴 한데...전반부인 '촬영이 끝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부분과 '촬영이 끝난 후'의 이야기를 그린 후반부의 분위기가(라기보단 장르가) 바뀌어 버리거든요. 미스테리로 바뀌면서 트릭을 먼저 밝힌 후에 결말을 내는 방법은 꽤 신선했는데, 그 후에 드러내는 진실은 트릭이 드러났을 때보다 더 재밌죠. 아니 오히려 트릭을 먼저 밝혀서 더 재밌었던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후반부가 핵심이고 전반부는 모조리 훼이크! 라는 구조라는게 가장 큰 흠이긴 한데...
사실 노자키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었으면 평가도 크게 바뀌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암리타는 데뷔작이었던 만큼 나중에 나온 책들 보단 단점이 훨씬 더 눈에 잘 띄거든요. 그런 의미에선 실패했다고 봐야되는데 마이츠라를 먼저 보고 반해서 나머지를 읽기 시작한거라 딱히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암리타도 재밌었냐고 물으면 자신있게 재밌다고 할 수 있을정도로는 재밌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