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올해 발굴한 작가중에선 단연 탑. 근데 국내에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양반이라 좀 울었습니다. 네.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신분들은 이걸 읽기 전에는 관련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걸 권합니다. 이건 퀄리아때도 얘기 했던가.
다른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독자를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결말'로 유명한 작가기도 하구요.
데뷔작이었던 암리타 이후 두번째 작품인 마이츠라 마토모와 가면의 여자입니다. 증조부가 남긴 유언을 풀기 위한 증손주 마토모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 이렇게만 보면 단순한 미스테리물처럼 보이긴 하지만 장르 구분이 상당히 애매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미스테리 요소가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그게 메인이라고 보기엔 좀 애매한, 단순히 하나의 '이야기'로서 보는게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소설입니다. 최근의 라노베처럼 패러디로 웃기는 것도 아니고, 수라장 전개 같은건 일절 없고, 순수하게 '재미있는 캐릭터'들의 대화로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는게 가장 큰 장점. 비유를 하자면 개그맨들이 TV에 나와서 일부러 웃기려고 하는거랑 일상 생활에서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를 하다가 웃기는 상황이 나오는것과의 차이쯤 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후자의 형태를 띄고 있구요. 그런만큼 글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그런 재미가 있었습니다. 레이블이 미디어 웍스 문고라 그런건지 딱 라노베와 일반 소설의 중간쯤(?)에 위치한 느낌도 들고.(삽화가 없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단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10권은 가볍게 넘기는 다른 라노베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분량 탓에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매력을 맛 볼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부분입니다. 기대는 별로 안하지만 애니화하면 상당히 재밌을 캐릭터들인데도 말이죠. 특히 쿠마상이라던가.
자 그럼 이제부터는 네타바레를 약간 섞은 이야기.
이 소설(이라기보단 이 양반이 쓰는건 다 이런 식인 모양이지만)의 가장 큰 특징은 '해답이 2중 구성'이라는 부분이겠죠 역시. 첫번째 해답까지는 '아~ 이렇게 끝나나. 재밌었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깔끔하게, 현실적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에필로그에서 앞의 부분을 모조리 다 갈아 엎어버리는데, 이런식의 구조는 에로게쪽에선 후카자와의 작품과 약간은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적으로 끝맺음을 한 이야기를 오컬트 요소로 뒤엎는다.' 라는 독특한 결말 구조가 노자키 마도식 이야기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부분도 '미스테리에 판타지를 섞는 행위'를 싫어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는지라 호불호가 갈리긴 하는 모양.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의 배신은 대환영이라 1월 12일 부분을 읽는 동안에는 계속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이게 또 뜬금없이 등장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복선을 확실히 깔아주고 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기도 했습니다.
뭐 아무튼 기대치보다 두세배는 더 재밌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남들의 감상글을 읽어보면 노자키 마도 작품중에서 가장 평점이 낮은 작품이 마이츠라던데, 2는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 물론 그 전에 나머지를 다 읽어야 2를 읽을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