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판다의 마지막(?) 작품인 후타코이입니다. 후타코이라고 적으면 분명히 다른 그 게임이 떠오르겠지만 어쩔 수 없어요.
RaM과 마찬가지로 비쥬얼 아츠 계열의 브랜드인 자이언트 판다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RaM이 카이의 브랜드라면 이쪽은 오카노 토우야의 브랜드. 대표작이라면 가장 유명한게 클라나드의 스노하라 남매 루트. 최근 작품으로는 마시로 섬머.
어렸을적 결혼을 약속했던 소꿉친구와 재회를 하고보니 쌍둥이더라~ 하는 스토리. 꽤 괜찮았던 부분을 꼽아보자면 주인공의 어린시절을 다룬 MEMENTO편의 분량이 꽤 된다는 점이죠. 보통 이런경우는 과거편을 회상씬으로 처리해버리고 메인 히로인과 재회하는 부분에서 오프닝이 나오면서 본편으로 들어가던가 하는 식으로 대충 때워버릴텐데, 후타코이에서는 철저하게 과거의 이야기만 다루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간다는게 특징.
대신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어렸을 적에 같이 놀았던 치-는 대체 누구인가?'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는 점이죠. 딱 한번 주인공이 물어보는 장면이 있긴 한데 그 이외엔 정말 전혀 없습니다. 과거의 여자는 과거의 여자고 난 현재의 여자를 택하겠어! 라는 식의, 어떻게 보면 상당히 현실적인 놈이죠. 어렸을적에 부잣집을 박차고 그지같은 생활을 해서 나름 개념이 있는 주인공인가 했더니 이상한 부분에서 개념이 있는 주인공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쌍둥이니까 다 내꺼다! 라는 부분이라던가.
그리고 어떻게 보면 진 히로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치토세(치히로)의 취급이 상당히 껄끄러운 것도 문제긴 문젠데 사실 이건 얘만 문제가 아니라 쌍둥이를 한 루트로 묶어버린거 자체가 에러인듯. 치히로, 치하야도 개별루트로 쪼갰어야 했고 그랜드 루트로 치토세를 단독으로 넣었어야 했습니다. 이건 뭐 치마만 두르면 다 좋아하니 원.
H신 배분도 나머지 두 캐릭터는 거의 찬밥 신세고 자매루트만 폭풍 H! 근데 그것도 후반부에 너무 몰아넣어서 좀 식상한 맛도 없잖아 있고.
전체적으로 볼때 제일 괜찮았던 루트는 리코. 캐릭터도 괜찮았고 길이도 적당했고, 딱히 별다른 특징은 하나도 없는데 오히려 그게 더 나았던 모양. 그러니까 괜히 피 튀기고 그런 얘기 다 필요 없다니까요.
사실 키사라기 아오이가 진짜 드물게(!) 주연이길래 해본건데, 이 부분도 리코 역의 카네다 마히루가 훨씬 더 잘 소화해낸듯한 느낌입니다. 뭐 경력으로만 따져봐도 둘이 쨉이 안되긴 하는데, 그래도 명색이 주연 아닌감요. 그리고 진짜 의외인게 사토코 역의 아야세 유우였는데 코이토레의 케이코나 미야비 같은 톤은 은근히 자주 나오니까 알아 듣겠는데 이런 톤은 당췌 알아먹을 수가 없단 말이죠. 아직도 이게 맞긴 한건지 애매~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바닥에서 연기폭이 제일 넓지 않나 싶어요. 하여간 성우는 요물.
음악은 뭐 오프닝곡 외엔 건질게 암것도 없고....차라리 믿고 쓰는 오리토 신지라도 좀 빌려오지 에잉.
뭐 발매 시기를 감안하더라도 여러모로 낡아빠진 게임이었습니다. 같은 해에 스타티레인이네 카니시노네 하는 애들이 나왔는데 이건 뭐 잘 쳐줘봐야 99년에 나온 네가이급이니.
요즘같은 시대에 굳이 찾아가며 할 필요는 없을듯. 브랜드도 망한 마당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