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조금 불안한듯이 발을 내딛는 당신의 등을 밀어주고 싶었어
여름에, 땀을 닦는 당신의 뺨을 쓰다듬는 바람이 되고 싶었어
가을에 망설이는 당신의 손을 잡고 싶었어
겨울에 고개숙인 당신에게 말을 걸고 싶었어
야호! 이제 네타바레에서 해방이다!
SAGA PLANETS의 사계 시리즈 중 마지막, 하츠유키 사쿠라입니다. 나츠유메 나기사는 그렇다 쳐도 커밍허밍이랑 키사라기를 사계에 넣는건 음...배경은 대충 맞으니까 상관없나.
그렇다고 사계 시리즈를 다 해본건 아니고 끝까지 한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사가푸라 작품중에서도 처음이죠. 나츠유메 나기사는 느긋하게 하다 보니 아직 엔딩 하나도 못본 상태.
체험판을 그렇게 끝내놓은 덕분에 여러가지 의미로 기대치가 올라간 작품이기도 했죠. 거기다 발매 약 일주일 전에 발매됐던 TG 체험판에는 본편의 배드 엔딩(?)까지 넣는 바람에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기대치가 올라가고 우츠게 내성이 없는 사람은 확실히 손을 털었으니 이 부분은 뭐, 괜찮은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츠소라때처럼 단체 폭사 그런건 없었으니까요. 사실 이츠소라는 땡크탓이긴 하지만.
지금보니 스레 발전량은 란퀘에 이어 2위네요. 얼마나 유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덤으로 초회한정판은 오늘자로 로트업. 통상판은 3월 30일 예정.
이번 작품은 구성이 약간 특이한데 1주차는 강제 배드 엔딩, 2주차에는 아야/요루가 해금이 되고 아야 클리어시 노조무가, 요루 클리어시 시로쿠마가 해금이 됩니다. 그런 주제에 챕터 순서는 또 따로 정해져 있어서 결국은 챕터 순으로 플레이 해야된다는 불편한 진실. 사실 아야만 먼저 하면 나머진 상관없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만.
아야 루트의 경우는 100% 과거 이야기로 진행되는 특이한 구성인데다가 시로쿠마는 아예 엔딩 후에 한 챕터가 더 있는 등 각 루트마다 조금씩 다르죠. 요루 같은 경우는 엔딩 자체가 다르고. 개인적으로는 시로쿠마 루트를 조금 다듬어서 1주차에 이어 붙이는게 더 좋지 않았나 싶었는데 으음.
그리고 무엇보다 취향을 가장 많이 탈 부분이 하츠유키의 말투. 상대를 가리지 않는 수많은 쎾드립에 말 끝나마 죽어를 입어 달고 사는 주인공인만큼 '얘 왜 이 지랄임?'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응하기가 꽤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그러거든요. 그러면서도 베지터급의 츤데레라 남자 츤데레도 OK인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쭉 재밌게 즐길수 있겠죠. 쉽게 말해서 주인공이랑 상성이 안좋으면 꽝이라는겁니다. 꽝. 어떤 의미로는 최고급 모에 캐러가 하츠유키라.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건 요루 루트. 물론 시리어스 부분까지 다 포함하면 당연히 그랜드가 원탑이겠지만, 시리어스고 나발이고 다 집어 치우고 단순하게 재미있었던게 이쪽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탑은 물론 발렌타인 축제. 그 다음으로는 아야 루트에서의 발렌타인 축제. 요루 루트에만 등장하는 미쿠도 은근히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였는데 다른데선 전혀 안나온다는 것도 꽤 아쉬웠던 부분.
이제 쓴소리를 조금 해보자면 가장 눈에 띄는 문제점이 사쿠라와 아야를 제외한 나머지 히로인들의 취급이 앞의 두 사람과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부분인데, 그중에서도 시로쿠마는 단연 탑 클래스의 공기 캐릭터. 시로쿠마라는 캐릭터가 존재하는 이유도 '그 설정' 탓인건 분명한데 이걸 시로쿠마 루트 외에는 전혀 써먹지를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 아예 캐릭터 자체를 삭제 해버렸어도 아무 문제 없을거라고 확신합니다. '떠나는 선배와 남겨지는 후배들'이라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다면 그 부분도 요루나 노조무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애초에 이야기 자체가 찻집팀(?)과 학원팀중 대부분 학원팀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만큼 찻집팀은 거의 찬밥 신세. 아야는 그랜드 루트에서 부활이라도 하는데 시로쿠마는 서브 캐릭터만도 못한 취급이라 그저 눈물만.
그 다음 문제로는 짧은 H신. 이야~ 이건 오버 좀 보태면 거의 3클릭 수준입니다. H신 수나 시츄에이션이 많은거 보단 하나를 넣더라도 제대로 좀 넣어주길 바랬는데 말이죠. 그중에서도 시로쿠마는 본방 1번이라는 처참한 결과가...아무리봐도 누군가가 시로쿠마 안티인게 틀림없다.
또, 아이캣치가 너무 자주 들어갑니다. 전에 아치코이 하면서도 아이캣치 왜 자꾸 넣는거야 ㅗㅗ 하곤 했는데, 이건 더 심해요. 날짜가 변경되는 이벤트는 어쩔 수 없다곤 해도 같은 날에 일어나는 이벤트까지 무조건 아이캣치를 넣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순서가 좀 바뀐것 같은데, 자잘한 이벤트 하나하나가 너무 짧아요. 특히 요루를 고깃집에 끌고 들어가는 부분은 클릭 한 대여섯번 하면 아이캣치 나오고 또 대여섯번 하면 아이캣치 나오고 하는 수준이라 은근히 승질 날 수준. 개인적으로는 이벤트는 날짜 단위로 해서 아이캐치 한번에 묶어줬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근데 가만히 보면 이벤트만 짧은게 아니라 개별 루트 자체가 짧은거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카니시노 정도의 길이만 됐으면 만족스러웠을텐데, 단일 라이터에 그 정도는 역시 무린가~ 싶기도 합니다.
음악 부분에서는 다바다~가 비장의 카드이자 걸림돌이기도 했는데, 너무 남발했던게 문제. 그건 프롤로그때 한번으로 충분하지 않았나요? 사쿠야 나올땐 거의 85%의 확률로 튀어나오니 처음엔 그냥 사쿠야 테마곡인줄 알았습니다. 이왕 비장의 카드로 준비한 곡이면 중요한 순간에 딱 한번 쓰고 버리는게 훨씬 임팩트 있었을텐데.
그리고 OST에 빠진곡이 상당히 많은데, 그 빠져있는 곡이 게임 내에서 상당히 자주 나오는 곡들이라는게 문제. 완전판 OST가 따로 나온다면 또 모르겠는데 안나오면 그냥 분해해서 들어야 할 판. 뭐 분해라고 할것까지도 없긴 한데. 그중에서도 Ghost parade나 Snow princess가 빠져있는게 특히 치명적. 아니 그랜드 ED곡이 빠진 시점에서 이미 치명적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우. 성우쪽은 예상대로 키리타니 하나가 가장 빛이 났고 서브 쪽에서 가장 열심히 했던건 역시 스즈모리 치사토&키사라기 아오이. 역시 서브 전문 성우는 달라도 뭔가 다른듯. 아 물론 키사라기 아오이 얘깁니다. 네. 그리고 사이 성우는 체험판에서도 그랬지만 격한 연기는 정말 고문 수준. 그 외에는 뭐 다 고만고만. 뭐 대부분이 VA계열 성우라 사실 기대할 건덕지도 별로 없긴 하죠.
확실히 재밌게 즐기긴 했습니다만 기대했던 거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꽤 많이 보인 만큼 부족한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캐릭터를 줄이더라도 분량을 좀 늘렸으면 더 좋았을 텐데, 개인적으론 그부분이 제일 아쉽습니다. SS라도 구해서 읽으면 좀 나으려나.
이제 슬슬 에로스케 역공작이 들어올때가 됐는데 얼마 안들어오네요. 으음. 아마 연말에 이런저런 랭킹에서 자주 보이지 않을까 예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