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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서적

#532-533 [라노베] 春夏秋冬代行者 春の舞 감상

 

 

 

4명의 현인신이 있나니.

봄에는 벚꽃의 융단을.
여름에는 푸른빛의 바다를.
가을에는 은행의 장막을.
겨울에는 백은의 요람을.

풍요로운 자에게도 가난한 자에게도, 영웅에게도 죄인에게도.
귀천도 공덕도 관계없이, 계절의 총애를 삼라만상에 보내는.
신에게 그 권능을 받아 사명을 짊어지는 자.

그 이름을 사계의 대행자.
춘하추동을 관리하는 그들은 그렇게 불리고 있다.

 

 

 

 

 

 

 

 

타이틀 : 春夏秋冬代行者 春の舞
글 : 아카츠키 카나
일러스트 : 스오우
레이블 : 전격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21년 5월 2일 기준)

평가 : 8.1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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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츠키 카나의 신간인 '춘하추동 대행자' 입니다. 부제로 '봄의 춤'이라고 붙어있기는 한데 이게 시리즈물로 갈런지는 좀 애매한 상황. 일단 공식적인 발표는 없습니다. 마무리를 깔끔하게 지어놨으니 안나올거 같기도 한데 또 아예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란 말이죠.

작가의 대표작은 뭐 당연히도 '바이올렛 에버가든' 레이블이 레이블인지라 당연히(?)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애니쪽도 굳이 볼 필요는 못느껴서 안봤었는데 지금은 쪼끔 관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언젠간 볼지도.

상하권이라 분량이 꽤 되는 편인데 각권의 분량도 꽤나 많은 편이라 체감상으로는 문고본 4권은 읽은 느낌이었습니다. 시리즈물 4권 연달아 읽는거보다 오히려 더 피곤하더라구요.

 

뭐 제목도 그렇고 줄거리도 그렇고 사계를 담당하는 대행자들의 이야기긴 한데, 이야기의 중심은 히나기쿠와 사쿠라, 그리고 로세이와 이테쵸까지 해서 4명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히나기쿠와 사쿠라가 중심인 이야기. 과거에 일어났던 납치 사건의 후유증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라고 하면 얼추 맞기는 합니다만 이 해결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불만이었던 부분.

전에 트위터에서 상권 감상을 잠깐 적은 적도 있었는데, 상권을 읽고 난 시점에서는 제 안에서의 평가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도 그럴게 설정이고 캐릭터고 문장이고 모든게 최상급이었거든요. 이 부분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1장부터 여름 주종 에피소드까지 싹 다 말이죠. 특히 사쿠라 시점에서의 그 문장은 한동안 잊어먹지도 않을듯. 사쿠라의 이야기야 상권 하권 양쪽에서 다 나오긴 합니다만 어느쪽도 정말 처절함이 흠씬 배어나오는 문장이라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이 작품을 지탱하는 유일한 캐릭터라고 봐도 될 수준.

 

하권의 문제는(사실 하권의 후반부 문제지만) 저 상권에서의 좋았던 부분을 다 버리고 엉뚱하게 배틀물 전개로 넘어가버린다는 점에 있습니다. 아니 뭐 적대세력과의 대결이 아주 뜬금없는 건 아닌데, 이걸 꼭 지금 해야되나? 싶은 생각이 계속 맴돈단 말이죠. 이걸 써먹을거면 나중에 시리즈 화가 되거들랑 그때 써먹어도 충분할텐데 말입니다. 심지어 악당의 인생까지 싹 다 보여주면서 동정팔이 아닌 동정팔이를 해놓고는 정작 이쪽에 대한 마무리를 너무 조잡하게 처리해버리는 것도 문제고 말이죠. 이왕 동정팔이를 할거였으면 멋있고 깔끔하게 보내주던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배틀물 자체가 좀 많이 심심하다는 것도 큰 문제중 하나. 쌈박질이라기보단 서로 함정 파놓고 기싸움 하는 수준이라 배틀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거 같기도 하고.

 

상권에서 보여줬던 흐름을 생각해보면 하권의 내용은 겨울의 주종과의 만남을 메인으로 삼아서 작가의 주특기인 맛깔나는 문장으로 진득하게 그려냈어야 하는 건데 이건 도저히....차라리 상권이 엉망이고 하권이 좋았더라면 이미지가 오히려 좋았을텐데 마무리를 말아먹어서 모조리 다 박살이 나 버렸습니다. 아니 근데 몇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상권은 정말 기가막혔는데 말이죠. 기대치가 너무 올라가서 더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차라리 시리즈물로 가서 이번에 다루지 못한 나머지 이야기들이라도 좀 더 풀어줬으면 하는데 과연 시리즈물이 될 가능성은......? 사실 더 다룰만한 이야기도 크게 없단 말이죠. 끽해야 히나기쿠의 아버지 관련해서 봄의 마을쪽 얘기나 좀 더 하면 그게 전부일거 같은데. 겨울의 주종 콤비 이야기도 너무 적긴 했습니다만 이건 사내놈들이라 굳이 필요는 없을거 같고 가을이나 여름쪽도 해봐야 단편 몇개 정도의 분량밖에는 안나올거 같은데 말입니다. 뭐 아예 깔끔하게 신작으로 다시 돌아오는게 가장 좋은 선택지인거 같긴합니다만.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