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회 일본 SF 대상을 수상한 이토 케이카쿠의 하모니입니다.
이제 더 이상 이 양반의 글을 읽을 수 없다는 건 참 슬픈일인듯.
사실 하모니를 읽게 된 것도 저 SF대상 수상 소식 때문인데(+이토 케이카쿠 사망 소식) 이왕이면 전작인 학살기관을 읽고 그 후에 읽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세계관도 같은 모양이고.
뭣보다 가장 특이한 점은 텍스트의 연출이랄까, html 문서를 연상시키는 듯한 텍스트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사실 이 부분도 복선이긴합니다만.
이 형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장면을 상상하기가 한결 더 쉽다는 점일까요. 특정 부분을 <silent></silent>와 같은 형식으로 묶어 표현하는 부분은 상당히 신선했고 장면을 이해하는데 한결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뭐, 굳이 단점을 짚어보자면 그로인해 공백이 늘어나서 종이가 아깝다는 정도일까. 억지가 심한 헛소리긴 합니다만.
표지에 비해(?) 백합 요소가 별로(라기보단 전혀)없었다는 점도 개인적으론 꽤 고득점이었습니다. 백합을 워낙 싫어하는지라. 백합......이라기보단 그냥 순수한 우정쪽에 훨씬 가깝다고 보거든요.
하모니에서의 세계관에 대한 묘사는 기본적으로 회상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거엔 명함으로 자기소개를 했었다~ 라던가 하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요소들보다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 부분은 살짝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뭐 사실 호불호를 따질거라면 미래에 대한 부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우중충한 분위기라는데에서 갈리겠지만요. 뒷맛도 솔직히 조금 찝찝하고. 대신 결말은 꽤 깔끔해서 이 부분은 상당히 만족.
개인적으로는 밝은 이야기나 어두운 이야기나 둘 다 OK인지라 상당히 즐겁게 읽었습니다, 만. 라노베만 읽어대다가 이런걸 읽으려니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게 문제인듯. 사실 읽을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었습니다만.
아무튼 다 읽었으니 일단은 학살기관을 주문해놓고 도착할때까지 밀린 라노베를 처리해야할듯. 일단은 육첩간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