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모습
――이제 곧이다.
달력을 바라보면서, 코리스는 고민하고 있었다.
「오늘은 뭘 만들어 드리면 좋을까?」
생글생글 웃으며, 두근두근 거리면서.
매달, 언제나 이 시기쯤이 되면, 그 사람은 굶주리고 있으니까.
그러면, 언제 찾아가봐도――그 "컵 라면"이라는 것만 먹고 있다.
코리스가 조사해 본 바로는, 영양가는 그다지 없는 모양이였다.
「오라버니가 좋아하는 걸지도 몰라」라고 생각했었지만, 아무래도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배가 고프다"라고 느끼기 전에, 요리를 만들어 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
코리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전에 한번, 요리를 만든 적이 있다.
집에 놀러 갔을 때, 배가 고프다고 하는 걸 들어서――자그마한 냉장고에 들어있던, 몇가지 재료로 요리를 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어떤 반응을 하실까 하고……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았다.
기뻐해 주셨으니까.
「고마워」라고, 말해 주셨으니까.
이유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니까 이번달에도, 그녀는 고민을 한다.
그녀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하고――그리고 정말로 소중한 고민.
그녀는, 상대가 곤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곤란에 처하기 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도움을 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생각한다.
"곤란한 걸" 하고, 그 사람이 생각하기 전에.
그 사람에게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있어주길 바라니까.
그러니까 분명, 그녀의 헌신적이기까지 한 뒷바라지를, 상대는 좀처럼 알아채질 못한다.
새삼스레 생각해볼만한 기회가 없을뿐더러, 그녀가 무엇을 해주었는지조차 알아채는 일이 없을테니까.
그 행위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상대에게 쓸데없는 인상을 남길만한 일을 하지 않으니까.
그것이, 그녀의 마음이 가진 모습이니까.
근처의 슈퍼에서 물건을 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사양을 할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전에 괜찮겠지 싶어 그녀가 재료를 준비했을 때, 실패를 했었으니까.
그것이 "그의 일상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것들 이었으니까" 라던가, "요리 프로그램에서나 보던 고급 재료에,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 라던가, 그런 이유는 코리스에게는 알 수 없었지만.
단지, 곤란하게 했구나, 하는 건 알 수 있었다.
반성하기에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여러가지로 조사해 "근처의 슈퍼"라는 장소에서 재료를 준비하면, 그 사람은 별다른 사양을 하지 않고 먹어 준다, 라는 걸 알았으니까.
그리고 "근처의 편의점". 제대로 기억했으니까, 이제 괜찮다.
(……그 웃는 얼굴이, 또 보고 싶어)
원하는 게 아무리 해도 손에 들어오지 않을 때, 재료를 주분하는 경우도 있다.
맛있는 걸 먹어주었으면 하는, 솔직한 마음으로 준비한 그것은――그녀의 손에 의해, 슈퍼의 봉투 안에 담겨진다.
그리고 재료가 한가득 들은 비닐 봉투를 양손에 들고, 그녀는 저택을 나선다.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져버리지만――참아야지 참아야지, 하며 자신을 억누르면서.
(내가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사람에겐 분명 큰 짐이 되어 버릴테니까.
……그 사람에게는, 있는 그대로 있어주었으면 하니까)
그런 마음을, 마음 한 구석에 두고.
재료의 무게탓에 양손에 파고드는, 슈퍼의 비닐 봉투.
손바닥에 빨간 자국이 뚜렷하게 생겨있었다.
주인의 그런 모습을 본 젠이치가, 걱정스러운 듯이 「제가 들겠습니다」라고 말을 걸었지만.
「이건, 내가 들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니까」
코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의 손을 빌리게 되어버리면, 어쩐지――그 사람에 대한 마음에, 반칙을 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드니까.
그러니까 자동차도 타지 않는다.
마음을 가다듬고, 봉투를 고쳐 든다. 떨어트려 달걀을 깨트리거나 하면 큰일이라면서.
빨갛게 부은 손으로.
이제 조금.
그 사람이 집을 나온 후로 살게 된, 아파트까지.
똑똑, 하고 문을 두드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언제나의 의식.
그래도 역시, 두근거리면서 생각한다.
대체, 어떤 표정을 지으면 좋은걸까?
――잠시동안 기다려도 대답이 없다.
그래도 코리스는, 조금만 더, 하며 계속 기다린다.
손이 아프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은 나올 수 없는 것뿐일지도 모르니까.
서두르게 해서, 만약 일하던 중이기라도 하면, 볼 면목이 없으니까.
「…………」
보통 사람이라면 조바심에서 불쾌함으로 변할 정도의 시간은 충분히 지났으니까, 코리스는 그제서야 부재중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르바이트 시간이구나, 라고.
그리고나서, 약간 장난스럽게 웃으며――그녀는 주위를 둘러본다.
돌아 올때는, 분명 배가 고플테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어떻게 해야할지 알수가 없어서.
살짝 발돋움을 해서, 전기 미터기 근처로 손을 뻗는다. 그곳에는, 벽에 균열이 생겨있어, 그곳에 자그마한 물건이 지나갈 만한 구멍이 생겨 있다.
(아마……으으응, 분명 오늘은 여기일거야. 오라버니는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계실거야)
짐을 한손으로 들어서, 무거웠지만.
손끝에, 자그마한 금속의 느낌이 들었다.
(자, 맞잖아)
그 열쇠를 사용해, 방 안에 들어간다.
아무도 없는 방에, 「실례합니다」라고, 꾸벅 인사를 하고.
그리고 그제서야 겨우 무거운 짐을 부엌에 내려놓고.
붉은 자국이 생겨버린 손을 씻고――준비를 시작한다.
멋대로 방에 들어와서, 또 혼날지도 모른다. 기가 막혀 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기운이 난다면.
(나는, 미움 받아도 상관없어)
――그녀는 소중한 사람은 물론, 그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절대로 헐뜯지 않는다.
그것이, 그 사람의 안에서 가치가 있으면 있을수록.
그녀는 모든 걸 받아들여버린다.
그러니까, 만약 그녀가――농담이 아니라――그 사람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상처입히게 된다면, 그건 엄청난 일인 것이다.
질투나 애련이 방아쇠인건, 절대 아닐 것이다.
그녀를 잘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그렇게 여기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문이 열리는 소리.
밤도 무척이나 깊어져서.
「――어서오세요, 오라버니」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며.
코리스는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로, 사랑스러운 사람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