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우세이는 어떻게든 웃어보려고 했지만, 얼굴 근육이 굳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트 마크에 『그럼 이만』이라는 스탬프로 답하고, 코우세이는 유즈하의 집을 뛰쳐나왔다.
「위험해! 위험해!」
너무나도 위험했다.
하트 마크가 날아온 순간, 사귄다든가 하는 차원을 뛰어넘어서
교외에 집을 빌려 두 아이(류우키와 안나), 하얀 개 한 마리와 함께
유즈하와 생활하는 비전이 보였다.
압도적 새댁파워……! 그리고 달렸다. 행복한 가정의 비전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타이틀 : ラブノート 俺だけが知っているヒロインルートの攻略法 글 : 후지이 론리 일러스트 : 후지 후지노 레이블 : 카도카와 스니커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8년 1월 7일 기준) 평가 : 8.5 / 10
후지이 론리의 신간인 러브노트 입니다. 작년 8월에 데뷔작인 '쿠라우는 먹기로 했다' 이후 5개월만의 신간. 쿠라우도 딱히 시리즈화는 없이 그냥 끝이 나버렸는데 이번 작품도 아마 이거 한권으로 끝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시리즈화를 했으면 좋겠지만 이게 어딜 어떻게봐도 이미 다 끝난 이야기라.........근데 특설페이지 쪽에는 당당하게도 시리즈란이 따로 있단 말이죠. 설마 진짜 시리즈화 할생각인가? 별로 할 얘기가 없을텐데??????
웹소설에 투고된 러브코메디의 내용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그 투고자가 누구인지를 찾아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내용입니다. 이렇게 범인(?)을 찾는 내용이라면 MF 문고의 헨스키도 있고 뭐 간간히 보이기는 하죠. 문제는....사실상 이 작품은 그 범인 찾기가 메인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탓에 후반부 분위기가 초전개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 부분이 제일 큰 문제. 분명히 조금 더 가벼운 분위기로 갔어야 하는게 맞는 것 같은데 지나치게 초전개로 날아가버리는 탓에 아마 읽는 사람들도 평이 극과 극으로 나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불호를 외칠거고.
저는 뭐 '의도는 좋았다'라고 보는 편이라 그럭저럭 볼만은 했습니다만 그래도 싫어하는 사람이 엄청 많이 나올거라는 느낌은 들 수 밖에 없죠. 사실 이것도 초전개에 익숙해진 덕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후반부를 조금은 더 뭐랄까 동화틱하게 꾸몄으면 좋았을텐데 특촬물(!)로 꾸며놓은게 너무나도 아쉬운 부분. 그러니까 뭘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왜 이렇게 한 건지는 모르겠다고 해야되나. 아무튼 너무나도 아쉬웠던 후반부였습니다. 하다못해 전반부가 분량을 조금 더 많이 가져가고 후반부를 줄였으면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지만 후반부 분량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던지라 전반부의 좋았던 인상을 갈아엎기엔 충분한 분량이었단말이죠.
사실 이 작품을 고른거는 순전히 소꿉이 하나만 노렸던 거기는 한데....캐릭터들은 생각 이상으로 다들 잘 뽑힌편. 특히 주인공이 재미있어서 즐거웠던 작품이었습니다. 히로인들 중에서는 뭐 우이노도 그렇고 이츠카도 그렇고 다 같이 재밌는 캐릭터라 전반부는 꽤 많이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히이라기는 뭐 음......
그래서 1권이 이런 구성이었다는게 더 아쉽기만 합니다. 몇번이나 얘기하지만 이거 1권은 전반부 분위기로 다 채워넣고 시리어스는 다음권으로 미뤄버렸어야 맞는 거라고 보거든요. 특히 1권의 메인이었던 유즈하는 이번에 시리어스를 몽땅 다 해치워버린탓에 속편이 나와도 '히로인의 이야기'를 그릴 타이밍이 없을 거 같거든요. 다른 히로인들이야 입장상(?) 어떤 전개가 나와도 상관없을텐데 유즈하만큼은 이걸 시리즈 초반에 해치운게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어딜봐도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해야 하는 히로인인데 이걸 초반에 제일 이상한 형태로 끝장을 내버렸으니 말이죠.
편집부 입장에서도 시리즈화 하는걸 더 원했을텐데 왜 이렇게 빡빡할 정도로 1권에서 완결을 지으려고 시리어스를 우겨 넣었는지가 미스테리. 속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이 작품은 속편이 나와도 문제라....당장 러브노트에 관한 떡밥이 다 소화됐는데 뭘 더 해???? 단순히 이챠이챠 러브코메디로 간다고 해도 그건 앞에서 했어야 되는 내용이지 1권의 그 시리어스 뒤에 넣기는 좀.....뭐 아무튼 속편이 나올지 안나올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지도. 전반부는 정말 최고였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