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노 요모지의 신간, 정답하는 마도 입니다. 뭐 제목만 봐도 아시겠지만 노자키 마도가 각본을 쓰고 얼마전에 방영이 끝난 TV 애니메이션 『정답하는 카도』의 '스핀 아웃' 소설입니다. 왜 스핀 오프가 아닌 스핀 아웃인지는 읽어보시면......
오토노 요모지의 대표작이라고 하면야 일단 데뷔작인 『미닛츠』 그리고 하야카와 문고 데뷔작이었던 『내가 사랑한 모든 너에게』, 『너를 사랑한 한사람의 나에게』 정도. 근데 정작 국내에 번역판이 나온건 래터럴 하나뿐이라 여러모로 안타깝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전격 출신 작가들 중에서 노자키와 더불어 이름만 보고 작품을 고르는 단 둘뿐인 작가중 한 사람이라. 그리고 동시에 노자키 마도의 열렬한 팬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최고의 노자키 팬이 노자키에게 보내는 최고의 2차 창작'. 노자키 마도보다 더 노자키 마도 스타일의 작품이지만 오히려 노자키의 팬인 오토노 요모지였으니까 가능했던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 둘의 조합을 보고 싶어질 정도로.
사실 애니메이션 쪽인 카도는 일단 제 기준에서는 영 미적지근한 결말이었던지라 그동안 차올랐던 뽕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정도였는데, 그때 빠져나갔던 뽕이 120%로 돌아왔던게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굉장히 어둡게 이어지던 전반부도 그렇고 생각도 못했던 후반부도 그렇고. 전반부는 노자키 작품들 중에서는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 노벨라이즈 작품이었던 『판타지스타 돌 이브』와 꽤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이쪽 분위기로 쭉 밀고나갔어도 만족스러울 수준이었는데 후반부가 너무 상상을 뛰어넘어버려서....애초에 이런 작품 구조를 너무 좋아하는지라 후반부에선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게임 쪽에서도 간간히 나오긴 하는데....
작중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상화 불가 작품'. 아니 이건 솔직히 영상화는 둘째치고 전자서적화도 불가능한 작품이죠. 하야카와쪽에서도 전자서적은 아마 못 낼거라고 공지 했던게 바로 이런 이유. 더 이상은 무슨 소리를 해도 스포일러가 되니까 말은 못하지만 아무튼 읽어서 후회할 작품은 아니다라는게 제 의견. 대신 이 작품을 읽기 전에 해야할게 몇가지 있는데, 일단 애니메이션인 카도, 그리고 노자키 마도의 6연작중 『소설가를 만드는 법』, 『죽지 않는 학생 살인사건』, 그리고 『노자키 마도 극장』 까지를 사전에 읽어두고 읽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카도와 마도 극장은 필수. 의외로 『2』가 없는 건 어차피 저것들을 다 볼 정도면 『2』도 볼 확률이 아주 높으니까.....뭐 요모지의 작품들도 읽어두면 더 좋기는 하겠지만 이쪽은 거의 필요가 없어서 음....
마지막으로 다 읽고 난 후에 궁금한게 한가지 생겼는데 '오토노 요모지'가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구상했는가 하는 부분. 작품의 구조 자체가 노자키와 스타일이 굉장히 비슷한데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요모지도 충분히 생각해 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해서 판단이 굉장히 어려운 부분. 미닛츠에서 창작게임 만들어 내는거나 하야카와에서 저 두 작품을 연결 시켰던 걸 보면 이것도 요모지가 혼자서 다 해낸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단 말이죠.
뭐 아무튼 아마 올해 읽은/읽을 책들 중에서는 최고의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걸 뛰어넘을만한 작품은 노자키 마도 본인의 『바빌론』 완결편 뿐인데.....발매 연기가 너무 길어져서 올해 안에 나오기는 하는건지 참.
그리고 마도를 읽은 사람들은 모두 다 책을 찢어버리고 싶어질거라는게 재미있는 부분. 경우에 따라선 한권을 더 사야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