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권은 읽으면서도 이게 정말 1권을 쓴 사람과 같은 사람인가 싶을정도로 느낌이 너무 달랐는데, 세이라를 승리자로 만들려고 애초에 작정한 건지 줄창 세이라 얘기만 나왔다는게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1권을 그렇게나 완벽한 하렘형 러브코메디로 만들어놓고 2권에서 곧바로 이렇게 나오는건 좀.....이럴거면 1권 시점에서 세이라한테 비중을 더 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말입니다.
시리어스 파트도 밸런스가 이상하게 꽝이었는데, 세이라의 이야기와 카타나히코의 이야기를 섞으면서 카타나히코는 꽤 무거운 소재를 들고 나오고 세이라쪽은 흔해빠진 소재를 가져온데다가 결론도 지나치게 날림으로 처리 해버려서 죽도 밥도 안되는 수준. 카타나히코의 에피소드는 이런식으로 치워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이야긴데 말이죠...주인공의 근원이 되는 에피소드였는데 이런식으로 기회를 날려버린게 너무 안타까울뿐. 이번권에 꼭 이 에피소드를 넣을거였으면 1~2권에 걸쳐서 조금씩 떡밥을 흘려놓던가 했어야 할텐데 참...나오는 타이밍도 뜬금없고 해결도 어이없고.
개인적으로는 1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게 눈치 없는 '주인공들이 벌이는 소동'이라는 부분이었는데 이쪽으로도 1권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수준. 1권의 사쿠코 에피소드나 병문안 에피소드 같은건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말이죠...2권에서 건질거라고는 신데렐라 씬 달랑 하나뿐. 기껏 사쿠코도 일러스트까지 붙이면서 재등장을 시켜놨는데 이쪽을 활용하지 않은것도 좀 불만이었습니다.
이래저래 전체적으로 보면 어딘가 '희망차게 새 시리즈를 준비했는데 갑자기 2권에서 발매중단이라는 편집자의 말을 듣고 급히 마무리를 지은듯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해도 차라리 1권과 같은 분위기로 끝을 내는게 여러모로 깔끔하고 좋았을텐데 이건 지나치게 무리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
만에 하나라도 3권이 나온다면 보기야 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뭐 아마 안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