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다이스케의 몬라부 3권입니다. 이걸로 이번 게임은 종료. 그리고 4권부터 새 게임의 시작.
3권쯤 오니까 구성이 어딘가 유노와 살~짝 비슷한 감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 기억에 관한 설정이라던가 그런 부분이. 뭐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닮은 구석은 별로 없긴 하지만요. 유노의 그 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 단일 히로인으로 만들면 비슷한 느낌이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 내에서는 '쪼렙 장비로 어찌어찌해서 보스까진 갔는데 보스는 도저히 이길 수 있는 상태가 아니고 세이브는 보스 직전에 해둔 데이터 달랑 하나뿐인 상태' 라고 설명을 하긴 합니다만.
1권은 사실상 맛보기(?) 수준이었고 전체적으로 봐도 프롤로그였던 내용이라 이번 에피소드는 처음부터 아예 두권으로 쪼개버렸죠. 일상씬 위주의 2권과 시리어스 위주의 3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덕분에 3권의 파괴력이 상당해졌습니다. 게임이 끝난 후에 다음 게임의 시작 부분까지의 연결은 정말 훌륭. 특히나 다음 게임은 '배역'이 꽤 크게 바뀌는지라 읽으면서 소름이 아주 제대로 돋을 정도. 일상씬으로 한권을 통째로 쓰는건 좀 질리지 않나~ 싶기도 했는데 뒤에 이런 시리어스가 온다면 뭐 충분히 견딜 수 있을 레벨. 애초에 일상씬이 재미없는 작품도 아니니까요.
비슷하게 '절망'을 밥줄(?)로 삼고 있는 절심해의 솔라리스와 비교해보자면 개인적으론 그쪽이 훨씬 더 자비로운 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적어도 그쪽은 2권에서 희망이라도 보여 줬거든요. 1권 이후로는 '복수'라는 목표도 생기니 치고 올라갈(?) 일만 남은 작품인데, 그에 비해 이쪽은 독자가 결말을 알고 시작하고 그 결말대로 진행이 된다는 점이 더 악질이란 말입니다. 중간에 살살 사탕으로 꼬시는거 마냥 일상씬에 이챠이챠 집어넣으면서 꼬드기다가 막판에 또 속냐! 하고 뒤통수를 후려 갈기고......그리고 그 다음엔 더 지독한 설정으로 다시 시작하고...
루프물(작품 내에서는 부정하지만)인 만큼 같은 캐릭터로 (일단은)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만 세부 설정은 랜덤. 덕분에 독자도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는 알아도 어떻게 진행이 될지는 알 수가 없으니 뭐 이래저래 심장이 쫄깃해지는 스릴을 맛보면서 읽게되는 마약같은 작품이긴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 3권은 밤 늦게 읽으면 흥분해서 잠도 안 올 지경.
마음 같아선 당장 4권을 이어서 읽고 싶긴 한데, 보나마나 4권도 상하권으로 쪼개놨을 것 같아서 속 편하게 5권 킨들판이 발매한 후에 몰아서 읽을 생각. 근데 아직 예약은 커녕 등록도 안 된 상태라 좀 답답합니다. 여차하면 그냥 문고본 사 보던가 해야될텐데...근데 꼭 문고본 주문하면 킨들판이 튀어나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