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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서적

#154 [일상] 雪には雪のなりたい白さがある 감상




확실히 이 마을은 중학생이었던 내가 동경하던 것처럼 멋지고 반짝거리지만은 않는다.
비가 올 때마다 느꼈던 것처럼 쓸쓸함을 감추고 있지도 않다.

단지 여러 가지를 받아들여 주는 마음씨 넓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5년 만에 나눈 대화는 우리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었다.
하지만 5년 만에 잡은 손은 우리에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말은 거짓말을 한다. 금방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손은, 체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늘 정직하다.





공원이라는 장소는 누구나 조금씩 상냥해지는 걸지도 모른다.
어쩐지 어렸을 적의 자신과 고교생인 미아, 지금의 나와 지금의 미아와 리코,

나무가 열매를 떨어트리고 새롭게 싹을 틔우듯이, 철새가 몇 대에 걸쳐 여행을 이어가듯이,

모든 사람이 이 공원으로 이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지금도 꿈을 향해 전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나는 진작에 포기해버렸다.
얼마나 잔혹한 약속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얼마나, 다정한 약속이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10년 전에 나눈 말은, 걷는 걸 포기해버린 지금까지도

나를 부정함과 동시에 앞을 향하려 하는 나를 응원해 준다.
역시, 잔혹함과 다정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타이틀 : 雪には雪のなりたい白さがある
글 : 세나 카즈아키
일러스트 : 게미
레이블 : 동경창원사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5년 7월 7일 기준)
평가 : 9.2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