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게 관련 감상글을 상당히 오랜만에 써보는듯 합니다.
가오가오 시리즈를 조금만 더 하면 끝이 나긴 할텐데 아껴서 하느라.....
일단 현재 시점에서는 개인적으로 최고 기대작. 애초에 시리어스쪽 게임이 얼마 없긴 했습니다만서도...차라리 이게 한달 당겨서 이번달에 나왔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마스터업 된 상태니 28일로 발매일을 잡았으면 엄청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아니 역시 무리겠구나.
체험판의 구성이 챕터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동시에 개방된 상태로 시작을 해서(H씬 샘플 5개 포함) 순서가 어떻게 되는건지 꽤 애매하게 되어 있습니다. 뭐 서장하고 인사의 장만 먼저하고 나면 나머진 상관이 없긴한데(어차피 생략 부분이 많아서 제품판은 처음부터 다 해야될 판이라) 제품판에서는 순서대로 해금이 되던가 하는식으로 고쳐줬으면 하는부분. 아니 당연히 고치겠지.
설정이 꽤 특이한 편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세계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습니다. 확실하지가 않아서 거의라고 적긴 했는데 적어도 제 기억엔 하나도 없었습니다. '체험판'인만큼 세계관에 대한 설명은 꼭 들어갔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데 참 아쉬웠던 부분. 이야기를 지나치게 건너뛰는것도 그렇고. 그러니 체험판 플레이 전에 OHP를 먼저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캐릭터 쪽은 다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었는데 기대를 배반했던 유일한 캐릭터가 노노. 타츠에바 라디오도 그렇고 당연히 마스코트 캐릭터쯤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유가 마스코트 캐릭터 포지션. 그리고 노노는 존재감이 없.....다......노빤쓰 요원? 타츠에바는 등장이 너무 적어서 뭐라고 딱히 할 얘기가...옷 벗기기 좋아한다더니 벗기는 장면도 하나도 없어! 그리고 의외로 주인공이 꽤 재미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생긴거랑 다르게 좋은 변태놈이라...비슷하게(?) 변태 주인공이었던 에보리밋의 시라누이와는 좀 다른 맛이긴 한데 이건 이거대로 뭐. 근데 1인칭이 오레사마인건 좀....
음악쪽은 판도라의 꿈에 이어서 이번에도 클래식 곡을 사용. 근데 판도라에서 본편은 오리지날 곡 위주로 사용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곡의 대부분이 클래식 어레인지고 주로 감동계쪽 BGM이 오리지날인 모양. 개인적으로 괜찮았던건 유모레스크, 신세계에서 2악장, 천국과 지옥. 그리고 프리즘 아크등의 구작 중에서도 몇곡을 가져다 쓰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파일 뜯어 보면 친절하게 다 적혀 있습니다. 심지어는 제품판에서 쓰일 곡명까지. 근데 할렐루야 남발하는건 제발 자제 좀.....천국과 지옥은 자주 써도 괜찮은데 저건 진짜....거기다 쓰이는 장면이 또 기가막히게 잘 어울리긴 합니다. 그래서 더 문제긴 한데.
눈치 빠르신 분들은 체험판만으로도 눈치 채셨겠지만 만화쪽의 '최유기'와 같은 구성의 이야기입니다. '최유기'쪽도 원래 '서유기'가 2부 구성이라 그랬다는거 같았는데 이건 제가 '오리지날 서유기'를 읽어보질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뭐 아무튼 크게 나눠서 현재를 다루는 본편과 '1200년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카르마의 장으로 나뉘지 않을까 싶은데, 음....아무리 봐도 '최유기'와 '최유기 외전'의 파쿠....ㄹ......심지어 '불교가 중심'이라는것도 똑.....가..........ㅌ......
제 경우엔 마지막 예고편이 빨리 지나가는 바람에(다시 돌려보니 별로 빠르진 않은거 같기도) 쿠온만 확실히 봐서 대충 쿠온이 진 히로인인가~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심심해서 패키징 파일을 뜯다가 그만.....뭐 딱히 뜯어보지 않아도 몇번 보면 눈치챌 수는 있는데, 파일들 사이에 결정타가 몇개 들어있어서리. 거기다 빨리 지나가는걸 가만히 관찰할 수도 있으니.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체험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가장 재미있을때 끊어야 한다'라는 부분이 상당히 빈약했다는 점. 애초에 본편 내용에서도 생략이 상당히 많은데다가 그 분량마저도 적은편이라(음성 파일 갯수만 따져도 1155개. 용량으로 치면 50메가 정도) 말 그대로 이게 어떤 게임인지 '체험'만 가능한 정도. 그런 주제에 가장 중요한 떡밥인 카르마의 장의 예고를 넣어버려서....차라리 체험판에는 게임 초반부+일상씬 몇개를 넣어놓고 개별루트의 시리어스를 체험판 마지막에 예고편 형식으로 넣어놓는게 더 나았을겁니다. 카르마의 장은 철저하게 숨겨놓구요. 아니 다른건 몰라도 카르마의 장 만큼은 정말 숨겨놨어야 했을겁니다. 카르마의 장에 대한 떡밥은 서장의 그거면 충분한데 말이죠. 대체 왜 이런 구성으로 한걸까....
위에 적은 것처럼 아쉬운 부분이 상당히 많은 체험판이긴 했습니다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던 체험판이었습니다. 여전히 기대작 1순위. 파이브 이후로 결핍상태였던 우츠게 성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을듯. 근데 솔직히 본편은 뭐 아무래도 좋고 카르마의 장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