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공개 예정 시간이었던 토요일보다 하루 앞당겨서 금요일 0시에 칼같이 공개했던 체험판입니다.
사실 분량이 그렇게까지 많은건 아닌데 용량에 비하면 조금 긴 편.
하토의 동인 서클이었던 non color의 상업 데뷔작. 하토도 상업 데뷔는 슈크레로 먼저 하긴 했었지만 자신의 기획 및 단독 시나리오로 상업에서 발매하는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동인 시절 작품은 (일단은) 2개를 빼놓고 전부 다 해봤는데 느낌상 가장 비슷한건 아무래도 가장 최근작이었던 봉봉. 특히 주인공은 봉봉의 주인공과 상당히 비슷한 편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휴머니티의 무대에서 워스트 컨택트 같은 이야기를 봉봉 같은 스타일로 풀어나가는 느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마음에 들었던 봉봉을 최고로 치기는 하는데, 이번에 바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템포나 개그 스타일 등은 뭐 봉봉이랑 비슷한 편인데 정작 중요한 캐릭터가 꽤 미묘한 편.
기대했던 캐릭터 셋(이나호, 치토세, 미오)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거의 공기급이었고, 의외로 이사미랑 학원장, 스-가 꽤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이사미는 예상했던거랑 좀 많이 차이가 나긴 했는데 이건 뭐 이거대로.....
그리고 스-는 체험판 플레이 전까지는 전혀 관심도 없었던 캐릭터였는데 체험판으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 셋중에 하나까지 들어간 케이스. 특히 이나호와 같이 등장할때가 가장 빛이 나는듯합니다. 대표적으로 저격(?)씬이라던가.
근데 정작 기대순위 1위였던 이나호가 매력을 보여줄 기회가 너무 적었던게 꽤 아쉬웠던 부분. 그 야한책 에피소드라던가는 나름 재밌었는데...
기대순위 2위였던 치토세는 뭐 보여줄건 그럭저럭 다 보여준듯. 등장씬이 적긴 한데 뭐 그렇다고해서 딱히 데레씬을 따로 준비해야 될 필요가 있는 캐릭터도 아니고..
앞서 말했던 캐릭터들과는 반대로 발목을 잡는게 메인의 두 캐릭터였는데, 사실 플레이 하면서도 이 둘이 꼭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작품 컨셉상 루키나는 필요하다고쳐도 에리카는 글쎄요.... 캐릭터 디자인에서부터 무챠가 담당했던 캐릭터들에게 심하게 밀리는데다 성격도 이 모양이라 취향 꽤 많이 탈듯.
루키나는 간판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등장이 적었고 초반 분량 대부분을 에리카가 다 잡아먹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과거 에피소드는 개별 루트로 돌리는 편이 차라리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죠. CV가 키리타니인 덕에 버프를 꽤 많이 받고는 있는 편인데 그래도 영 아니다 싶은게 참 아쉬운 부분. 뭐랄까, 성우 혼자 겉도는 느낌이 꽤 컸습니다.
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히로인 둘이서 아웅다웅하는 구도를 만들고 싶었으면 에리카 대신 치토세를 넣는게 오히려 더 자연스럽지 않나~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누가 봐도 뜬금없이 등장하는 캐릭터보단 사촌동생쪽이 더 자연스럽죠 이건. 여자력 훈련(?)중이라는 설정도 거의 딱 들어맞고 좋은데 말입니다. 이 게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이거. 에리카의 과거 에피소드도 치토세한테 녹아들게 바꿨으면 딱 좋았을텐데. 으으음.
분명히 공식에서 서브 캐릭터 취급을 해왔던 이사미에게 H씬이 있다는건 다른 캐릭터들도 가능이 있다는 얘기.......로 봐도 되긴 할거 같은데(사실 OHP에도 메인/서브 구분은 딱히 없었습니다만), 제 기준에서는 메인 다섯명 중에서 에리카와 스-를 내리고 미오와 이사미를 넣는게 가장 이상적인 멤버처럼 보였습니다.
스-는 재밌긴 하지만 메인 히로인이라기보단 서브 히로인일때 더 빛이 날 그런 스타일의 캐릭터거든요. 덤으로 개별 루트에서 폭사할 확률이 가장 높은 스타일.
스-보단 미오를, 에리카보단 이사미를 메인히로인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꽤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재활용 된 곡이 꽤 많습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효과음도 재활용 했습니다. 무대가 학원이라 그런건지 음악은 주로 휴머니티쪽, 효과음은 봉봉이나 워스트 컨택트쪽에서 많이 끌어다 쓰고 있는데 이 부분도 뭐 휴머니티를 한 사람이나 신경 쓰일 수준이지 뉴비(?)들은 다 조용히 넘어갈 일이니 아무래도 상관없죠. 네. 뭐 법적(?)으로도 문제 될건 없을테고.
엔진 역시 non color 시절부터 계속 써온 호크아이의 엔진. 동인 시절부터 느낀건데 풀HD를 지원한다는건 정말 상당한 장점. 전체화면 해도 폰트가 미친듯이 깔끔해서 좋거든요 이게. 근데 솔직히 그거 말고는 딱히 다른 장점은 없는 엔진이기도 합니다...
뭐 아무튼 아쉬운 소리를 많이 하긴 했는데 그런다고 이제와서 바뀔 내용도 아니고, 굳이 따지자면 기준치 이상으로 즐길 수 있었던 체험판이었으니 아무 상관없긴 합니다만, 이런 스타일은 지금까지 해온대로 동인쪽에서 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아직 조금 남아있긴 합니다. 상업으로 오면서 단골 성우 하나를 빼버린 것과 애니메이션(!)을 빼버린건 살짝 불만.
아, 그리고 일부 대사에서 음성이 짤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건 뭐 알아서 수정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