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하네 2번째 작품, 「さくら、咲きました。」의 체험판입니다. 전작이었던 아쿠아는 안해본 관계로 아쿠아와 비교하긴 어렵겠고, 그나마 스탭이 좀 겹치는 고스데리(!)와 비교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아쿠아도 체험판 하기는 했었는데 '뭐? 안 들――' 하는데서 꺼버렸으니 내용상으론 뭐 거의 모르는 상태라.
우선 칭찬하고 넘어갈게 시스템. 고스데리 때도 그랬고 아쿠아 체험판 때도 가장 놀랐던게 이 시스템이었습니다. 뭐 지금이야 소라하네는 소라하네대로 가고 저쪽 동네도 저쪽 동네대로 가긴 하는데 기본적으론 둘이 상당히 비슷하거든요. 기리기리 엔진의 끝판 대장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상당히 편한 시스템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시나리오 진행률 표시. 이게 스이카처럼 간략하게 분량만 표기해줘도 감사할 정돈데 친절하게도 스크립트의 라인 수 까지 표기해 줘서 도움이 꽤 많이 됩니다. 이번 체험판이야 분량이 그렇게 까지 길지가 않으니까 문제가 안되는데, 제품판 같이 내용이 좀 긴 경우엔 끊을 타이밍 찾기가 쉬워지거든요. 아무래도 이 표시가 있는 쪽이 더.
뭐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시나리오 플레이어 자체가 거의 별도의 프로그램 수준으로 구축이 되어 있어서 가능한 얘기긴 합니다만. 이거야 뭐 막상 플레이 할때보단 나중에 재탕 해먹을때 더 효과가 있는거라 실제 플레이 할땐 스크립트 진행률만 신경쓰게 되는게 사실.
그 다음으로 배경. 근데 배경은 또 칭찬만 하기가 애매한게, 타이틀에 벚꽃이 들어가는 만큼 벚꽃 묘사에는 아주 목숨을 걸고 한 티가 나는데, 그 외의 부분은 상당히 미묘하죠. 하다못해 실사를 아예 사용 안했으면 차라리 더 나았을거 같은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벚꽃 그리는데(그리고 야겜 매장)에 온 힘을 다 쏟아서 나머진 대충대충 한 건지. 근데 그 게임 매장 배경에도 실사 티가 심하게 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정확히는 박스 부근이라던가가... 이건 플레이 할땐 잘 못 느낄수도 있는데 2560 해상도짜리의 원본 이미지를 보면 단박에 티가 납니다. 요거랑 주방 배경의 식탁이랑. 근데 사실 패키지 분해해서 보는 놈이 나쁜놈이긴 합니다 네.
그래도 시골 분위기가 물씬 나는 배경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학교의 나무로 된 복도라던가(밟으면 진짜로 삐걱삐걱 거림), 전봇대 하나 없는 언덕길이라던가. 근데 다시 보니까 전봇대가 그려진 배경이 하나도 없네요. 300년 후엔 전기도 무선인 듯. 쩐다
시나리오는 사실 뜬금없는 '운석 충돌' 자체가 없어도 상관없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론 트럭 끌고 동네 돌아다니면서 과자만 팔다 게임이 끝나도 나름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거든요. 사실 바꿔 말하면 이 부분 외엔 시나리오&텍스트 부분에서는 건질게 없단 얘깁니다. 근데 그걸 꼭 나키게 노선으로 끌고 가야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뜬금없이 튀어 나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토론이라던가도 다 집어 치우라고 그냥!
그렇다고 딱히 캐릭터에 매력이 있는가? 하면 그것도 좀 많이 애매합니다. 체험판 공개 전엔 미우에 기대를 했었는데 노골적인 쎾드립엔 상당한 거부감이 있는지라 곧바로 아웃 판정이 떨어졌고, 부장은 안경이니까 아웃, 나머지 메인 캐릭터들도 다 어디서 본 듯한 양산형 캐릭터들이라....근데 그 이전에 생활부 자체가 유루유리 오락부 파쿠리.....그리고 주인공 친구한테 게이(?) 요소는 과연 필요한지 의문입니다. 애초에 존재감도 별로 없는 놈인데.
음악은 전체적으로 볼땐 그럭저럭 괜찮은 편. 근데 PV 무비에 있던 곡이나 오프닝 곡이나 하나같이 병신 마음에 안드는 곡들이라 엔딩곡도 불안해졌습니다. 아쿠아 같은 경우엔 보컬은 일단 제쳐두고 곡 자체는 좋아하는 편이라 자주 듣거든요. 곡 뿐만 아니라 영상도 아쿠아 처럼 막 돌려대는걸 기대했는데 얼마 돌지도 않고...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는 부분에서 끊는 체험판은 오프닝의 임팩트도 상당히 중요한데 말입니다. 좋은 예로는 올해 나온 하츠유키 사쿠라나 이츠소라 등.
성우도 사실 좀 미묘한데, 제일 괜찮았던 건 사쿠라 역의 맛꽁치. 탑캣의 아토리 때와는 정반대의 톤이라 OHP에 안 적혀 있었으면 못 알아 들을뻔. 신인(맞겠지?)인데도 꽤 괜찮았던게 스미카 역의 아이카 리츠. 츠바메역의 우에다 아카네는 적응되면 그럭저럭 들어줄만한 편. 나머진 그냥 무난한 캐스팅.
이래저래 아스세카 열화 파쿠리인가 싶기도 한 게임이라 그렇게까지 기대는 안되는데, 하반기에 기대 할만한 게임이 딱히 보이질 않아서 발매 후에 평가가 꽤 좋아보이면 그땐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그거 아니어도 할게 정 없으면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