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쓰! 마몬! 예쓰!
근데 그래봐야 덤으로 끼워준 캐릭터라.....
비유하자면 맥주 패키지에 딸려오는 라면 한봉지 같은 캐릭터. 주니까 먹긴 먹는데...으음.
6월 신작 중에선 나름 꽤 많은 관심을 받았던 FF입니다. 하지만 이거 혹시 체험판이 제일 재밌는거 아니냐는 불안감에 휩싸였고, 그 불안감은 현실로...
솔직히 얘기하면 체험판 이후의 분량도 재미는 있습니다. 문제는 각종 막장 패러디로 범벅이 되어 있던 최초 체험판 분량이 제일 재미있었다는 점이죠. 레트로 RPG의 클리셰들을 이용한 개그가 대충 반쯤은 잘려나간 대신 패러디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비교적 최근 패러디인 건담 AGE라던가도 들어가 있고. 근데 확실히 최초 체험판에 비하면 클리셰로 웃기려는 것보단 제이드를 놀려먹는 걸로 스타일이 변하긴 했습니다.
이야기가 단일루트인 것 자체는 개인적으로 환영입니다. 환영인데...이게 '사실상' 단일루트인 거라 좀 거지같은 부분이 FF에서는 '시작-히스이-카렌-크리스-엔딩'이 가능한데 FF2에서는 무조건 시작 할때 루트를 고른 후에 진행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 구조가 문제인건 아닌데, 이 구조를 택했으면서 단일루트로 만들었다는 점이 문제죠. 끽해야 3장 분량+에필로그 외엔 죄다 똑같은 내용이라 더럽게 느린 스킵을 한참동안 참아낸 후에나 엔딩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단일루트를 할 거 였으면 FF2를 FF와 마찬가지로 중간에 이벤트를 넣고 에필로그만 따로 분기를 만들었어야 했고, 캐릭터마다 루트를 따로 만들 거였으면 이야기 전개를 각각 다르게 다 만들었어야 했습니다. 물론 내용이 다른 루트를 만드려면 그만큼 더 힘이 들테니 전자가 정답이긴 하겠죠. 라이터도 한명인데 그렇게 하려면 진짜 감금 시켜놓고 쓰게 하던가 서브 라이터를 구하던가 해야되니까요. 뭐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제일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근데 그 이전에 또, 제품판 발매 전에 힌트를 지나치게 많이 뿌린것도 문제긴 했습니다. 세컨드 오프닝은 정말 그대로 FF2에 대한 네타바레 투성이었고 체험판 끝에서도 FF2의 전개를 다 보여줘 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뿌려댔으면 반전이라도 넣던가! 개인적으로는 아예 체험판도 공개하지 않고 그냥 팔아버렸으면 나중에 입소문이라도 타서 지금보단 더 좋은 평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물론 스X에X에 의해 회사가 사라지겠지만)
그리고 또 원화 얘기를 안 할수가 없는데, 원화가 기복이 상당히 심하죠. 특히 HCG에서 심하게 방가지는데, 최대의 피해자는 단연 리브라. 뭐 원래 H가 목적(?)이면 그냥 누키게를 따로 하는 편이라 보통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메인 히로인 4명보다 오히려 추가로 끼워 넣은 4천왕의 CG 퀄리티가 더 좋은건 당췌 어떻게 된 건지 미스테리.
음악이야 체험판 때랑 별반 차이가 없으니 딱히 얘기할 건 없는데 오마케 모드에서 몇곡이 빠져 있는건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뭐 빠진곡이 전부 살짝살짝 어레인지 한 곡들이라 큰 문제는 없지만서도.
그리고 버그가 한가지 있는데, 창모드로 다른 작업과 병행하면서 진행을 하다 보면 대사창을 비롯한 인터페이스가 모조리 사라지는 현상이 종종 나타납니다. 이 상태를 벗어날 방법은 타이틀로 돌아가거나 혹은 백로그만을 이용해서 스토리를 파악하고 장면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것 뿐. 특정 환경에서만 발생하는건진 모르겠는데 스레에도 별다른 보고가 없는것 같으니 아마 그런거겠죠 뭐.
그 밖에도 미독 스킵이 없다는게 상당히 치명적입니다. 체험판이 제품판의 45%인데도 불구하고 강제로 스킵을 시키려면 컨트롤 키 외엔 방법이 없거든요. 그렇다고 이게 또 스킵이 빠른 엔진도 아니구요. 단순히 체험판 분량을 스킵하는데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체험판 이후의 분량인 FF2도 사실상 단일루트이기 때문에 스킵을 안 쓸 수가 없는데, 장면 스킵도 없다는건 꽤 승질나는 부분. 중복 거의 없던 아스테리즘도 장면 스킵은 있었는데!! 어차피 무료 엔진 쓸거면 가볍기라도 한 기리기리를 쓰는게 속편하지 않나 싶은데 말입니다. 근데 Catsystem2가 상업 브랜드 대상으로도 무료인지는 모르겠네요. 돈 내고 쓰는거면 차라리 마지로를 갖다 쓰던가! 엔딩 자체를 본건 이틀 전인데 감상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CG 회수하려고 한참동안 스킵하고 있는중.
결론을 내자면 '재미는 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재미는 거의 뽑지 못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위에서도 얘기 했지만 체험판을 플레이 했다는 것 자체가 패배 요인인듯. 제품판을 먼저 플레이 하시는 분은 저보단 재밌게 하실겁니다. 쵸코보는 못 만나겠지만
아 참, 특전 디스크에 들어 있는 아스모 토크도 꽤 재밌는 편이니 들어보셔도 나쁘진 않을겁니다. 사실 보이스 드라마가 본편이긴 한데 제이드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는 점 말고는 별로 매력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