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다들 얘기하는 소리지만 뭐랄까, 슈몬스러움이 상당히 많이 빠져나간 작품이었습니다. 아니 있기는 있는데 파워(?)가 한참 떨어지죠. 그냥 있기만 한 듯한 느낌. 당장 이름을 이용한 한자 놀음도 아사이로나 아네모이 처럼 이야기의 핵심에 크게 관여하는것도 아니니까요. 뭐 관여는 한다지만. 거기다 초전개 다운 초전개도 없어!
개별 루트중에 재미 있었던건 태양의 학원쪽 자매루트와 달의 학원쪽 하네네 루트. 그랜드 루트는 의외로 별 재미가 없었죠. 재밌는건 하네네에서 다 해버려서....
의외로 재밌었던게 태양의 학원쪽이었는데, 캐릭터만 놓고 보자면 양쪽 학원을 통틀어 히카루가 가장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다음이 이코이.
이코이 같은 경우엔 오히려 개별 루트로 피해를 본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데, 이 따위로 만들거면 그냥 서브 캐러로 만들라고 이 자식아.....
이코이 루트 대부분의 내용이 하네네 루트와 겹치는데다가 분량도 적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을만한 내용이 없는탓에 죽도 밥도 안되는 루트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거 분명히 하네네 루트랑 통합해버렸어야 했다고 보는데 말입니다. 소라 루트 같은 경우도 그냥 그랜드에 통합시켜버려도 될거고.
아니 뭐 이런건 다 둘째치고, 게임 내내 塾 타령을 하는 것치고는 그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적죠. 끽해야 아야메에게 있어서 특별하다~ 라는 정도지, 그 시절에 대한 회상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될 수준. 그나마도 태양 루트 탈때나 쬐끔씩 찔끔찔끔 나오는게 전부고 7인 전체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죠. 아니 적어도 소라(天)에 대한 떡밥은 풀어야 할거 아냐 이새퀴야.
그리고 그랜드 루트에서의 그 설교는 솔직히 존나 지루했습니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페이트에서 코토미네 나올때마다 느꼈던 그 거지같은 기분이랄까. 실제로 그 부분에서는 게임을 몇번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슈몬 게임을 끊어서 했던건 메구히라 공통 루트 할때 이후로 처음.....은 아니구나 밀감때도 그러긴 했으니.
차라리 루트가 없었으면 못먹는 감이라고 빨아주기라도 할텐데
무엇보다 '분위기' 면에서도 지금까지의 작품들만한 포스는 보여주지 못한게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사이로나 이츠소라를 가장 좋게 보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인데, 똑같이 고립된 무대인데도 이번엔 그 분위기가 참 흔해 빠졌죠. 뭐랄까, 딱 그 무대에서만 느낄수 있을만한 그런 분위기는 없고 죄다 어디선가 본거 같은 분위기.
또, 꼭 여장 주인공이 필요한 이야기였는가 하는 부분도 미묘. 솔직히 이거 여학교가 아니라 공학으로 해버렸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거라고 보는데, 차라리 그게 더 깔끔해서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리고 하네네의 그 에로마인 설정은 차라리 이코이한테 넘겨주는게 정답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스타킹은 폼으로 있는게 아니니까....는 농담이고, 이코이한테 에로마인 설정을 넘겨서 제2의 하루츠게를 만드는게 오히려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네네가 치는 시모네타 드립은 영~ 재미가 없었거든요. 애초에 캐릭터 자체가 그러니까.
성우 캐스팅쪽도 가장 괜찮았던 건 히카루, 이코이. 제일 별로였던건 역시 하네네. 뭐 슈몬이니까 아오야마 유카리 쓰는건 뻔했는데 이게 영~ 안 어울린단 말이죠. 그 시모네타 드립도 어색하고. 아야메는 나름 괜찮았다고 보는데 까는 사람도 은근히 많은듯. 솔직히 제일 열심히 한거 같은데 말입니다. 대사량도 드럽게 많고.
토로가 차라리 에로 요원이었으면 참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뭐 아예 없는거보다야 낫긴 하지...
음악 부분도 아사이로보단 좀 밋밋했는데, 그래도 마음에 드는 곡을 꼽으라면 魔の術に頭を垂れて, この世界が囁く声, 人が人である証明 등. 그중에서도 人が人である証明가 탑.
아사이로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다 들을만 한 수준이라 아예 OST를 통째로 듣고 다니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이번엔 그럴일이 별로 없을듯. 그래도 수준으로 따지면 꽤 고수준이긴 한데 말입니다.
원화쪽은 이번이 첫 에로게 담당 작품이고 태생이 안경빠인 놈이라 상당히 불안했었는데 의외로 괜찮은 퀄리티. 뭣 보다 안경이 한장도 없었다는게 참 기특하죠. 그래봐야 안경빠지만.
뭐 전체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그림이긴 합니다만 가끔 망가지는 경우도 있긴 한듯. 하네네 루트의 마지막 CG라던가, 소라 루트의 마지막 CG라던가. 반대로 그랜드 루트의 마지막 CG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퀄리티.
쓰다보니까 미친듯이 까기만 한거 같은데, 간단히 요약해서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나리오에는 가까워졌지만 기존 팬들을 완전히 만족시키는 시나리오와는 약간 멀어진 느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네나이데가 기대했던 거에 비해 많이 별로였던지라, 특별한일이 없으면 올해 탑은 스키마로 굳어지지 않을까. 원래 본진으로 삼을 예정이었던건 사실 슈몬이 아니라 나카히로였는데, 스크립트 알바나 뛰고 있는걸 보면 역시 올해는 무리일듯.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