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이 많아서 자릅니다. 첫번째는 히루타&칸노&타카하시의 PC98편과 슈몬 유우편.
도서관에서 교양있는 척 폼잡을때 사용하시면 참 좋은 책입니다. 아, 물론 표지만 안걸리면 됩니다. 표지만.
마에다편에선 이런 내용도.
일단 30인인 만큼 라이터 한명에게 돌아가는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긴 합니다만...좀 지나치게 적은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특히 PC98편이 상당히 적은 느낌. 안 그래도 적은 페이지를 셋으로 쪼개먹었으니 그럴만도 하긴 한데 말입니다.
쓰는 사람이 많다보니 각자 글 쓰는 스타일 역시 제각각. PC98편의 경우는 PC98 시절의 전체적인 상황이나 그 라이터가 만들어낸 특징, 즉 대표작들이 그 시대에 어떤 부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하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고, 슈몬편 같은 경우엔 '슈몬 유우'라는 라이터에 대해 전체적인 모습을 자세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아사이로'라는 작품에서 나타나는 슈몬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아사이로' 중에서도 '루프'에 더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공감이 되던 부분은 역시 '이걸 에로게에서 했어야만 했을까' 하는 부분. 그리고 슈몬의 방식을 本歌取에 비유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그다지 깊이 파고들지 않는 점은 좀 아쉬운 부분. 그리고 뭣보다 26kb라는 분량은 아사이로에만 쏟아 부었다는 것도 꽤 아쉬웠던 부분. 뭐, 사실 아사이로 하나만 갖고 이야기하기에도 26kb론 모자른 모양이긴 합니다만.
다시 PC98편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첫번째로 히루타편. 히루타편이라기보단 사실 엘프편, 그리고 PC98용 에로게의 초창기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놓은 부분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뒤쪽에 이어지는 칸노편이나 타카하시편보다 재밌었던게 이쪽이었습니다. 키보드가 주가 되던 시대에서 마우스가 주가 되는 시대로 옮겨오면서 등장한 elle에 대한 이야기라던가(여담이긴 한데 마우스로 화면을 직접 클릭해 진행해 나가는 방식은 앨리스쪽에서도 기획중이었는데 elle에서 선수를 치고 나오는 바람에 폐지.) 화면에 여자 캐릭터의 CG가 몸을 구부리거나 하지 않고 바르게 선 CG가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는 샹그릴라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그리고 '시간을 이용'한다는 개념을 도입했던 동급생에 관한 이야기도. 그리고 칸노편~타카하시편으로 이어지는 CG 중심의 시대에서 시나리오 중심의 시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도 볼만 했고. 다만, 시즈쿠가 가진 '전파계'로서의 개성이나 칸노 작품에서의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적었던게 좀 아쉬운 부분.
개인적으로는 이 두편만 갖고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내용이었습니다. 만, 겉표지를 좀 더 좋은걸로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약간.
그리고 이 분량이라면 차라리 라이터 수를 좀 줄여서 각 라이터별로 더 길게 글을 쓰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C79에서 나올 10인 10설도 30인 30설과 마찬가지로 26kb 제한인 모양이니 두께는 더 얇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쉽긴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더는 못쓴다니까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