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카리 타케시편에서 다룬 주제는 '실연'이었습니다. 사실 '연애'라는 부분이 안 어울리는 라이터중에 하나가 하야카리가 아닌가 싶은데 의외로 이 부분을 꽤 진지하게 다뤘던 작품이 하나 있었죠. 라이트에서의 첫 작품이었던 보쿠나츠. 이 책에서도 나오는 부분입니다만, 보쿠나츠가 특이했던 부분은 키리가 타카오에게 선택되지 않았을 경우의 내용이 '배드 엔딩'이 아니라, 한가지의 '이야기'로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죠. 개인적으론 이런식으로 캐릭터 각자의 이야기를 따로 그려주는걸 상당히 좋아합니다만 일부 처녀충들에겐 반발이 거셌던 모양.
군청의 경우에도 이런식으로 '카나코에게 선택받지 못한 토시'라거나 카나코 루트에서의 '야시로에게 선택받지 못한 와카나'의 이야기도 있었고, 이는 게임의 시점을 주인공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여러 캐릭터의 시점을 사용하는 방식을 택한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볼때 앞의 두 게임과 달랐던게 시오카제였습니다. 이건 애초에 주인공 외의 캐릭터의 시점이란게 없었거든요. 뭐 저가형 게임이었던 탓도 있긴 했지만. 그리고 현재 가장 최신작인 나르키소스 3rd의 경우는 '연애'라는 요소를 완전히 배재하고 있는 탓에 이런 이야기에 끼워넣기는 상당히 거시기한 작품이고. 현재 개발중인 신작의 경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카베 계열이라 관심도 안주고 있거든요. 뭐 아무튼 개인적으로 하야카리 시나리오중 가장 좋아하는게 보쿠나츠인지라 꽤 재밌게 읽긴 했습니다.
타케하야의 경우에는 역시 주인공이 핵심이 되었는데, 데뷔작이었던 코나카나의 카나타, 킬러퀸의 소우이치, 카니시노의 츠카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스세카의 스바루. 이 네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건 카나타와 츠카사. 오키바의 경우는 타케하야편의 필자가 플레이를 하지 않은 탓에 제외. 뭐, 개인적으로도 세이지는 앞의 넷과는 조금 다르지 않나 싶긴 합니다만.
사실 킬러퀸이나 코나카나 같은 경우는 한지가 오래돼서 기억도 잘 안나지만(라곤 해도 가장 먼저한건 오히려 아스세카) 네 작품 모두 주인공이 카나타의 분신들인가 싶을 정도로 스타일이 흡사하죠. 필자가 여기서 자주 사용하는 '2중의 진심' 이라는 말이 상당히 잘 어울리는 그런 스타일의 주인공인데, 코나카나의 경우에선 카나타에게 찾아온 변화(불치병)을 자기 혼자 끌어 안으면서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려고 하고(카나에를 내팽개치면서까지), 아스세카의 경우는 모두가 변해버린 세상에서 스바루와 히로인이(노멀 루트에선 스바루를 둘러싼 모두가)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부분이 타케하야 시나리오의 재밌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명색이 평론집인데 게임 타이틀 정도는 똑바로 써주시죠 좀...
마지막으로 세토구치편. 세토구치편이라고 읽고 세토구치 찬양론이라고 읽어도 될 정도로 세토구치 칭찬을 키보드가 뽀사지도록 해대고 있는게 세토구치편이었는데, 저도 세토구치 빠돌이인만큼 어느정도 상당히 공감가는 내용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스완송에만 집중된 글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세토구치편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세토구치의 글이 가진 '어두움'. 그리고 그 어두움을 아름답게 꾸미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말 했잖아요, 세토구치 찬양론이라고.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다른편처럼 게임별로, 혹은 세부주제별로 카테고리를 좀 더 나눠줬으면 읽기가 더 편하지 않았을까.
사실 개인적으로는 카니발이나 키라키라 정도는 지독하게 어둡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더군다나 라노베로 나온 프쉬케나 최근에 나온 어두운 방 같은 경우엔 그거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특히 어두운 방 같은 경우는 진짜 희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으니까. 카니발도 게임 자체의 엔딩은 나름 밝게(?) 끝이 났었고. 물론 소설판은 그렇지도 않았지만.
이제 관심있던 라이터 부분은 다 읽었고 굳이 읽을만한 부분을 꼽아보자면 마루토 후미아키, 카타오카 토모, 나나우미 소우, 아라카와 타쿠미 정도?
그 외에는 한 게임이 없어서 읽어봐야 별 재미도 없을거 같고. 오히려 C79에 나올 10인 10설이 읽을거리는 더 많지 않을까. 나카히로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