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78 기대작이 딱 두개였는데, 두놈 모두 상상 이상의 퀄리티였던지라 대만족중.
아, 물론 나머지 하나는 히마와리 AA.
개인적으론 올해 No.1 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에보리밋. 에보리밋도 재밌긴 한데 후반부가 말이죠.....덧붙여 개인적 동인게 랭킹에서는 히마와리와 거의 비슷한 점수대로 2위 등극.
아바타의 시나리오는 작년에 발매된 아사이로와 마찬가지로 모미지 전설이 뼈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차이점이라면 아사이로는 모미지 전설을 거의 그대로, 그리고 슈몬 자신이 시나리오를 만드는데 있어서 필요한 부분만을 골라서 사용한 반면에, 아바타는 모미지 전설의 뼈대는 그대로 가져오되, 내용은 라이터의 입맛따라 뒤엎어 놓았다는게 다른점이랄까. 뭐, '오리지날' 모미지 전설을 얼마나 많이 이용했는가를 따지자면 아바타쪽이 더 많이 사용하긴 했습니다만.
주인공이 일단은 '탐정'인 만큼 전기물 어드벤쳐인 주제에 추리 요소도 나름(!) 있긴 하고 전기물이니 배틀도 있고 에로게다보니 에로도......있긴 있고 다 좋은데, 문제가 메인 히로인인 쿠스키. 이게 정말 살짝만 삐끗하면 보는 사람이 빡칠 정도의 츤데레라 사람 취향 심하게 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인기투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일은 없을듯. 뭐 투톱은 너구리 두마리겠지만.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등장인물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 놓은 탓에 너무 쉽게 버려지는(?) 캐릭터도 많다는 점인데, 그 중 첫번째가 니나. OHP에도 있길래 뭔가 대단할 줄 알았건만 진짜 한번 나오고 끝일거라곤 상상도 못했음. 겐지는 거기다 대사도 몇마디 없었고. 이런 애까지 타치에를 만드는 정성은 참 좋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니나보다 더 아쉬운게 에이다였는데, 나름 시나리오상 중요한 캐릭터.....면서도 취급은 니나와 거의 동급이라, 사실 없어도 상관은 없었을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긴 합니다. 에이다의 도움을 받는 그 부분이야 뭐 시나리오 살짝 비틀면 그만인거고. 뭐 그렇게 따지면 없어도 될 캐릭터가 한둘이 아니긴 하지만.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복선 회수 자체가 덜 된 부분도 많죠. 대표적으로 맛챠와 마르키나. 시나리오 전개상 쿠스키쪽을 중심으로 흘러가는건 정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맛챠쪽을 방치해두는건 아니지 않나 싶었는데, 마르키나까진 아니더라도 맛챠와 토오야의 과거편은 프롤로그 파트에서 다뤘어야 했을겁니다. 충분히 가능 했을거구요. 이거 뭐 히마와리처럼 에피소드 제로를 내놓을것도 아니고....H신이 적은 것도 문제라면 문제인데, 긴이나 에이다 정도는 넣어도 딱히 문제는 없지 않았을까. 아니 오히려 없는게 더 이상한데? 에이다는 특히나 더. 하긴 뭐 메인 히로인인 쿠스키도 달랑 한번인데.
아바타에서 가장 재미있던 부분은 역시 누가 뭐래도 전투신이죠. 오버 좀 보태서 전투신 연출에 목숨을 걸었나 싶을 정도의전투신이었는데, 특히나 흥했던 건 라스트 배틀보다도 오히려 쿠스키 탈환전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에보리밋 카즈나 루트의 그부분과도 상당히 흡사하긴 한데 아바타의 경우는 그게 '중간' 배틀이었기 때문에 더 흥이 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수 대 다수의 전투는 역시 중간에 심어놓는게 제일 흥 하는듯.
근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후반 전투에서의 긴이었는데, 꼭 뭐랄까, 지구인중 최강의 스펙이지만 프리더한테는 대들지 못하는 크리링 같은 존재가 되어버리는게 아쉬웠던 부분. 먼치킨은 끝까지 먼치킨이어야 의미가 있는건데!!
그리고 마지막의 에필로그는 개인적으론 사족이 아닌가 싶었는데, 에로스켚 감상들을 보면 딱히 나만 그랬던건 아닌 모양. 딱 종장 마지막에서 스탭롤을 올려버리고 스탭롤 후에 '토오야가 돌아오는 CG'나 대충 한장 그려넣었으면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물론 엔딩 동영상은 그대로 두고.
프리소재를 사용하는 동인 게임의 경우 가장 유리한 점이 음악을 상당히 많이 쓸 수 있다는 점인데, 이번 경우가 그 이점을 가장 잘 살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무려 100여곡이나 되는 음악 덕분에 지겹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또 질이 떨어지는 음악을 갯수만 잔뜩 넣은것도 아니고. 위에 적었던 쿠스키 탈환전에서의 nebula는 레알 神곡. 전투씬과 BGM의 조합이 이렇게까지 좋았던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쓰이는 프리소재인 만큼 다른 게임과 곡이 겹치는건 어쩔 수 없는 문제인듯. 이번 경우는 오리지날 곡들도 어느 정도 섞어서 괜찮긴 했는데...그리고 게임 내용과는 별개로 은근히 취향이었던 곡이 타케베 테마곡인 encryption. 왠지 모르게 우메모토 냄새가 나는게...
시스템면에선 딱히 불편한건 없었습니다. 이거야 뭐 요즘 왠만한 게임들이 다 기본엔 충실하니까 새삼스러울건 없는데, 한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무려 온라인 업데이트를 지원한다는 점이랄까. 동인뿐만 아니라 상업쪽에서도 온라인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에로게는 아마 없죠. 적어도 전 본적 없거든요. 더군다나 기리기리로는 더욱 더. 그렇다고 이게 뭐 맨날 업데이트를 하는건 아니니 있으면좋고 없으면 마는 그런 기능이긴 합니다만 꽤 신기하긴 했습니다. 이건 오히려 히마와리에 탑재 됐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온라인 업데이트와 더불어 놀랄만한 부분이 클리어 후에 추가되는 미니 게임이었는데, 세 게임중 벽돌깨기는 퀄리티가 별로죠. 아니 개인적으로는 조작감도 더러워서 개떡 같았습니다. 그에 비해 나머지 묘한 중독성을 만들어 내는 게임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아카 플라이 하이. 퀄리티 자체도 다른 두 게임보다 훨씬 더 좋고 조작법도 어렵지 않아서 정말 미친듯한 중독성을 자랑. 근데 쵸와 디펜스2는 솔직히 제일 미묘. 죄다 자동으로 돌아가니 뭐 딱히 할것도 없고.
히마와리 AA의 그 사람 환장할 미니게임보다는 이쪽이 더 취향이라 적어도 미니 게임 부분에서는 아바타의 압승. 뭐 히마와리 AA의 타이핑 게임은 꽤 좋아하긴 하지만.
아무튼 덕분에 약 2주동안(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50시간은 하지 않았나 싶은데) 정말 즐겁게 플레이 한 것 같습니다. 이제 상업쪽 기대작은 핫사쿠 하나가 남아 있는데, 아마 별일이 없는 한은 이게 그대로 올해 탑을 이어가지 않을까. C79에서 뭐가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FD내놔 F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