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케마치의 데뷔작인 '스파이 교실'입니다. 제 32회 판타지아 대상 "대상" 수상작품. 수상 당시의 타이틀은 좀 긴 타이틀이었는데, 보기 드물게(?) 편집자가 타이틀을 잘 바꿔놓은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표지에 01이라고 붙은것도 그렇고 작가 후기에서 이야기 하는 것도 그렇고 일단 2권은 확정인 모양.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뭐 오랜만에 나온 대상 수상작이니 쉽게 버리진 않겠지만. 지난 31회 수상작들은 싹 다 망했지만 말이죠.
라노베에서 보기 드물게 '스파이'라는 소재를 들고 나온 작품인데, 막상 읽기 시작하면 일반적인 스파이의 이미지랑은 쪼금 차이가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뭐가 어떻게 차이가 나느냐고 물으면 답하기가 애매할 정도의 차이긴 한데 뭐 아무튼. 뭔가 첩보 활동이라던가 이런쪽이 메인이라기보단 격투술이나 자물쇠 따는법(?) 이런거 위주의 묘사가 많단 말이죠.
이야기 자체는 좀 흔하다면 흔한 이야긴데, 최강의 스파이가 낙제생들을 모아 최고의 스파이로 육성하는 이야기입니다. 덕분에 전반부는 육성쪽이 메인이고 후반부는 팀 결성의 이유였던 임무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중간중간 알게 모르게 복선을 깔고 있는게 조금 재미있는 부분. 흔히 말하는 '독자도 같이 속이는' 그런 타입의 장치를 해놓고 있죠. 문제는 막상 이게 딱 수면 위로 드러났을때도 그렇게 놀랄만한 그런게 아니라는 점. 이 부분은 개인차가 좀 있긴 할건데 일단 제 기준에서는 '아~그건가' 하는 정도의 기분이었습니다. 딱히 대단하지도, 이상하지도 않는 평범한 수준. 대신 이 반전을 위해 캐릭터 구분을 일부러 하기 힘들게 해놓은 부분이라던가는 꽤 참신했던 부분.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칭찬해주고 싶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근데 이걸 위해서 나머지 캐릭터들의 개성을 다 죽여놓은 것 같아서 좀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이미 시리즈화가 확정된 작품이니 몇권은 더 볼 거 같은데, 2권 이후는 일상 파트 위주로 좀 굴러갔으면 좋겠습니다. 공모전용이라 뭐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1권부터 자꾸 최고/최상 이런 단어를 써댄탓에 상황이 좀 웃기게 됐다는게 살짝 안타까운 부분. 최고를 1권부터 박살냈는데 그럼 그 뒤에 나오는 애들은 뭐냐고.
당장 이 시리즈보다는 이후가 쪼끔 더 기대되는 작가. 이것도 뭐 몇권 더 봐야 알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