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앞의 세 걸음을, 나는 혼자서 나아가야만 한다. 세 걸음을 걸어 전차의 문 안쪽에 서면, 돌아서서 미소로 이별을 이야기하자. 제대로 이별을 이야기 하자. 깔끔하게 이별을 하자. 나는 한 걸음, 발을 내딛는다.
나는――
타이틀 : 6番線に春は来る。そして今日、君はいなくなる。 글 : 오오사와 메구미 일러스트 : 모리치카 레이블 : 카도카와 스니커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7년 12월 16일 기준) 평가 : 8.7 / 10
오오사와 메구미의 신간인 '6번선에 봄은 온다. 그리고 오늘, 너는 사라진다.' 입니다. 발매한지 쪼~끔 지나기도 했고 분명히 구매는 예약까지 해가면서 샀던거 같은데 정작 전자서적판쪽에 단편이 추가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둘 다 사버렸습니다. 더러운놈들....
오오사와 메구미하면 뭐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오니기리 스태버'가 있는데, 이쪽은 얼마전에 번역판도 발매 했습니다. 그쪽과 비교하면 6번선은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 아니 가만히 생각해보면 오니기리쪽이 정신나간 작품이긴 하죠.....
졸업과 대학 수험을 앞둔 4명의 이야기. 군상극 형태의 작품입니다. 모두가 주인공이지만 4명이 결국 카이를 중심으로 연결이 되어 있는 사이다보니까 카이가 일단은 주인공 포지션. 연애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연애'에 중점을 두기보단 '성장'이라는 테마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을 가장 잘 살린건 4화의 주인공이었던 세리카. 읽으면서 내심 카이는 페이크 주인공이고 세리카를 주인공으로! 라고 생각했지만....솔직히 이건 세리카를 이렇게 짧게 해치울게 아니라 아예 단독으로 한작품 뽑아낼 수 있는 수준이란말이죠. 어떻게 보면 앞의 세 사람의 이야기는 이 세리카의 이야기를 위해 준비된 밑거름 수준이기도 해서. 그런 의미에서 전자서적판 단편을 문고본에 포함하지 않은건 거의 악마나 할짓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어딜봐도 이게 진짜 엔딩인데???????? 마음 같아선 문고본으로 사는 사람들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말리고 싶을 지경. 그러니까 이걸 왜 문고본에 안 넣어서.....
비슷한 작품으로 얼마전에 저스트 비코즈의 소설판을 읽기도 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쪽에 기대했다 배신당한 부분을 이 작품으로 얼추 다 보완했습니다. 그쪽 감상글에서도 적었던 소리지만 1인칭 시점이라던가, 군상극이라던가, 깔끔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라던가.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성장 이야기라는 요소도 더해져서 이래저래 만족감은 이쪽이 훨씬 좋았던 편. 무엇보다 일단 문장 자체가 카모시다보단 오오사와가 훨씬 더 취향이라.
다만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역시 세리카. 속편으로라도 세리카 메인으로 후일담이나 하나 나와줬으면 싶기도 한데.....단편의 그 엔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미 그걸로 충분한거 같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
히토쿠이는 읽어야지 하면서도 여태 못 읽고 있는데 이건 뭐 둘째치고 아마 오오사와는 앞으로도 신간이 나오는 대로 다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니커 문고는 이렇게 빛을 못보는(?) 귀중한 작품이 많은데 맨날 홍보는 이상한거나 해대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