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활동이라는 것은 분명,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행복해 지기 위한 찬스를 늘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몇번을 거듭하고, 모처럼 찬스가 찾아와도 그걸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는 자신의 잠재력에 달려 있다.
축구와 마찬가지. 찬스를 놓쳤다고 해서 기가 죽으면 안 된다. 찬스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서 멈춰 서 있으면 안 된다. 기술을 연마하며 가만히 기다린다.
포기하면 거기서 시합은 종료된다는 소년만화의 명언이 있지만, 바꿔 말하면 포기하지 않으면 시합은 끝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포기하지 않으면 결혼활동도 끝나지 않는다.
오늘의 맞선 파티에서 가장 공부가 되었던 것은 이 말일지도 모른다.
이노우에씨의 눈물을 떠올리며 마음속에서 되뇐다.
결혼은, 끈기다.
타이틀 : 婚活シュート! 글 : 세나 카즈아키 일러스트 : 모리치카 레이블 : 미디어웍스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5년 11월 19일 기준) 평가 : 7.7 / 10
세나 카즈아키의 혼활 슛입니다. 한글로 혼활이라고 쓰니까 되게 어색한데 이후는 그냥 결혼활동으로. 발매 순으로 따지자면 미디어 웍스 문고 작품들 중에선 두번째 작품입니다. 딱 한달 전쯤에 읽었던 밤나비는 이 작품이 나온지 일년 후에 나온 신작.이렇게 첫번째~두번째 작품이 모두 연애(?)를 소재로 한 작품인데에 비해 밤나비는 피냄새 풀풀나는 작품이라, 밤나비를 읽을때도 느낀거지만 이번에 읽으면서도 정말 같은 사람이 쓴 건가 싶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일러스트의 모리치카는 PSP용 게임이었던 세컨드 노벨 이후로 처음. 세컨드 노벨도 나온지 꽤 오래됐는데 후카자와는 신작 좀 안 내려나 음....그나저나 세컨드 노벨 때보다 등장 인물들의 평균 연령이 확 올라갔는데 어째 생긴건 더 귀여워진듯. 동글동글한게.
축구 선수를 은퇴한 주인공이 은퇴 후 너무 할게 없어서 뒹굴거리다가 내놓은 결론은 결혼. 근데 태어나서 29년 평생 볼만 차 온 인생이라 연애는 커녕 일반 상식도 없는 주인공이 멘땅에 헤딩을 해가며 인생의 쓴맛(?)을 깨달아 가는 이야기.
전작이었던 샴푸와 비교해 보면 굉장히 가벼운(?)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샴푸의 경우는 '원래 연애 소설을 즐겨 읽던 여성독자'를 타겟으로 삼은듯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책을 자주 읽지는 않지만 슬슬 시집갈 나이가 된 여성'을 새롭게 끌어들이기 위한 스타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가벼워졌습니다.
그런 탓인지 남자 입장에서 읽기엔 굉장히 어색....하다기 보단 불편한 느낌이 많이 드는 작품이었는데,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남자는 공감하기 힘들 레벨. 거기다 순수하게 '연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샴푸와 달리 '결혼'에만 너무 집착을 하는지라 '결혼을 하고 싶으니까 남자를 만난다' 라는 부분이 너무 안 맞았습니다. 한 1/3 정도부터는 그냥 주인공이 이래저래 실패하는 부분만 즐기며 읽어 나갔는데, 여자 입장에서 읽는다면 조금은 느낌이 다를지도 몰라도 남자는 음.......근데 그렇다고해서 남자나 여자나 썩 좋게만 그리고 있지는 않아서 여러모로 불편한 느낌은 똑같을지도. 이렇게까지 여성스러운(?) 작품인데도 작가는 남자라는게 함정.
저런 불편한 부분을 제쳐두더라도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건 결말. 아니 결말 자체는 애초에 예상하던 범위였고 결말 장면 자체는 훌륭한 편인데, 그 결말을 위한 고백씬이 너무 늦게 나와버린탓에 결말을 서둘러서 뚝딱 만들어낸 느낌이 든다는게 문제. 개인적으로는 역시 이 고백씬을 최소한 전반부에 내놨어야 훨씬 자연스럽게 흘러갔을거라고 보긴 하는데, 사실 그렇게 하면 전작이었던 샴푸의 1부 스토리와 거의 비슷하게 흘러가버리니 의도적으로 바꾼걸지도 모르죠.
그래도 시리어스로 뭉쳐있던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웃음이 70%인 작품이니 저렇게 바꿔도 딱히 문제는 없을거라고 보는데 말입니다 으으으음....
뭐 이래저래 재미는 있고 유쾌한 작품이긴 했습니다. 실사 영상으로 보면 굉장히 재밌을 타입. 분량상 드라마로는 무리일테고 영화로 만들면 여러모로 즐거울 것 같기는 합니다. 만들기도 쉬울 것 같은데 말이죠. 돈도 얼마 안들테고
밤나비도 나온지 일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신간 소식이 없는게 조금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미디어 웍스 문고 작가들 중에선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작가라 최대한 많이 내줬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대신 타사 일반 레이블에서 신간이 나온다곤 하니까 그나마 다행. 1월 예정이랬으니 슬슬 표지가 나올때도 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