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것을 먹으면 그녀에게도 먹여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어떤 반응을 할까. 좋아해 줄까. 기뻐해 줄까……. 지금까지처럼 나 혼자만 「좋았다」라고 끝내지 않고,
그녀와 서로 이해하고 싶다고 자연스럽게 바라고 있다. 아아――.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게, 이런 건가. 시끄러운 거리 속에서 난 실감했다. 무척이나 맑은 감정이 가슴을 채운다. 앞으로 그녀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어도,
나는 이런 기분이 있다는 걸 알려준 그녀에게 감사 하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타이틀 : ぼくは明日、昨日のきみとデートする
글 : 나나츠키 타카후미
일러스트 : 카즈야 나가토
레이블 : 타카라지마샤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5년 7월 18일 기준)
평가 : 7.4 / 10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첫번째 일반 레이블 작품입니다. 대표작이야 뭐 유일하게 유명한 서민샘플. 라노베 작가가 일반 레이블 쪽에서 작품을 내는건 뭐 종종 있는 일인데 이 작품은 이상하게도 그런 다른 작품들에 비해 꽤 잘 팔린 편. 그리고 표지가 스포일러
이번 작품이 첫번째 일반 작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서민샘플에 비해선 꽤 딱딱한 편입니다. 그야 서민샘플이 워낙 정신나간 작품인 탓도 있지만 러브유와는 그나마 약간 비슷한 편. 알게 모르게 작품을 많이 찍어낸 양반이긴 한데 정작 읽어본 건 요 세가지가 전부라 뭐 비교할 건덕지도 없네요. 사쿠라 컨택트는 발매 당시엔 꼭 봐야지 했는데 오늘까지 까먹고 있었고.
기본적으로는 연애 소설의 형식을 취하면서 살짝 SF 요소를 섞어놓은 작품입니다. 주인공과 히로인이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이야기. 이렇게 주인공과 히로인이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는 컨셉은 전격문고 쪽의 '어느날, 폭탄이 떨어져서' 가 있는데 작품의 분위기도 서로 꽤 비슷한 편. 요것도 나름 괜찮은 작품인데 너무 심하게 묻혀버려서 좀 안타까운 작품.
뭐 아무튼 이렇게 SF 요소가 들어간 연애 소설이긴 한데.....사실 SF쪽으로는 기대할게 전혀 없습니다. (뭐 딱히 SF 소설이라도 광고한 것도 아니니 괜찮지만) 정작 작품 내의 SF 설정도 깊이 파고들지 않거든요. 그냥 간단하게 주인공이 나이를 먹어 갈 수록 히로인은 하루씩 거꾸로 돌아가는 그런 이야기. 그리고 서로가 딱 20살이 되어서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는 그 시간대의 이야기인데, 사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설렁설렁 지나가는 SF 설정보다 정작 '연인으로서의 일상'이 생각보다 많이 적었다는 부분. 좀 바꿔말하면 첫만남~첫데이트의 분량이 연인이 된 이후의 분량보다 오히려 많았다는 이야기. 이런류의 슬픈 사랑이야기라면 아무래도 연인으로서의 일상 묘사가 많으면 많을 수록 뒤가 더 슬프게 느껴지는 법일텐데 말입니다. 이게 아니라면 히로인을 뭔가 독자의 기억에 많이 남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만든다던가. 그런면에서 볼 때 이 작품의 히로인은 지나치게 착해 빠져서 꽤 많이 심심한 편이었거든요. 이도 저도 아니라면 차라리 주인공의 친구 + 다른 여자 캐릭터를 포함해서 넷이 놀러 다닌다던가 해서 뭔가 추억거리라고 불릴만한 걸 최대한 많이 남겨야 되는데 그런게 너무 없었다는게 아쉬운 부분.
워낙 평이 좋았던 작품이라 기대치가 꽤 높았던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에 읽었던 세나 카즈아키 쪽이 취향 직격이었던지라 아무래도 이쪽은 꽤 심심하게 읽었습니다.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더니 그냥 밥집이었던 그런 기분. 뭐 어차피 배에 들어가면 똑같이 배가 부르긴 하는데 아무래도 좀 아쉽죠. 바꿔 말하면 그만큼 무난한 작품이란 소리긴 한데 으으으음......
한동안 딱딱한 걸 좀 읽었으니 다음은 가벼운걸로 뭔가 하나 읽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리즈 물 중에서 읽던 걸로 아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