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노미야 다이진의 가정교사 1권입니다. 미디어웍스 문고를 거쳐 전격 문고에서 발매한 두번째 시리즈. 전작이었던 선거는 1권으로 끝이 난 모양. 짤린건지 완결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가정교사 시리즈는 일단 2권까지는 나와 있으니까 2권까지의 판매량이 괜찮으면 아마 쭉 이어질듯 합니다. 안되면 짤리는거고 뭐.
제목이 곧 내용인 작품이라 줄거리는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듯. 대신 조금 더 정확하게 하자면 현대 일본에서 마계로 소환되고 이런건 아니고 단순히 같은 판타지 세계 내에서 인간계->마계로 소환되는 이야기. 마족과 인간의 평화를 위해 열리는 파티에 참석하기 위한 공주들의 특훈 이야기. 마족이라고 해서 그냥 대충 마족이라고만 하는게 아니라 6명의 공주가 각각 종족이 다르다는게 특징이라면 특징. 그리고 유일한 특징이기도 한 부분.
주인공을 길러준 용사가 주인공을 마계로 팔아 넘기는 부분이나 아라크네랍시고 음식 먹을때도 다리로 거미줄 뽑아갖고 둘둘 싸 먹는 묘사라던가 하는 부분은 의외로 신선해서 좀 괜찮다 싶었는데 사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여기 뿐이라는게 함정.
이 작품의 문제점이라면 몇가지가 있는데 일단은 캐릭터가 너무 많다는 점. 당장 히로인이 6명이나 되는데 단순히 많은것 뿐만 아니라 제대로 살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피르를 중심으로 돌아가다보니 나머지는 완전히 공기급, 혹은 이야기를 '편하게' 풀기 위한 도구 수준인데다가 결정적으로 성격이 비슷한 캐릭터가 몇몇 있어서 포지션이 겹친다는거죠. 거기다 그나마 가장 취급이 좋은 사피르의 경우도 사실 그냥 흔해빠진 츤데레라 큰 매력도 없는게 좀 애매합니다.
앙블은 여왕과 캐릭터를 합치고 엠로드도 아메티스토랑 캐릭터를 합치면 훨씬 더 깔끔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카르네리안하고 류비도 합쳐버리는게 나을거 같긴한데.
그리고 은근히 웃기는 부분이 마족과 인간이 서로 의사 소통이 안된다는(언어가 다르니까) 설정이고 실제로 마족어는 일본어로 묘사하고 인간어는 독일어로 묘사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정반대인 상황에서도 똑같이 독일어로 묘사하는게 묘하게 웃긴 부분. 이런 부분은 어차피 독자가 쉽게 알지 못하는 언어로 표기만 하면 되는거니까 이왕이면 좀 더 철저하게 해줬으면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대충 아랍어만 갖다 써도 될텐데 왜 이랬을까.
솔직히 시리어스쪽으로도 불만은 꽤 많은 편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시리어스 이전에 캐릭터부터 싹 다 뜯어 고쳐야 할 작품인지라 읽는동안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뭐 결국 나쁜놈은 얼마 없더라~ 하는 이야기라 딱히 신선하지도 않거든요.
이런류의 작품은 일단 엄청 웃기거나 혹은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최소 둘만 있으면 나머지가 아무리 개떡같아도 충분히 우려먹을 수 있는데, 이건 모든 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심심했던 작품. 2권은 카르네리안이 메인인거 같긴한데 류비가 메인도 아닌데 굳이 읽을 필요도 없을 것 같고 이 시리즈는 이대로 손을 떼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