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 F&C 발매일 : 2002년 4월 26일 원화 : ☆가야로 시나리오 : 도노이케 다이스케
굉장히 오랜만의 에로게 감상글.
「……꿈은 지나쳐버린 가능성이라고, 가르쳐드렸죠?」
「응…」
「당신이 저를 잊어버리는 가능성도, 잊지 않은 가능성도, 똑같이 존재 하는거에요. 단지,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가능성은, 미야시로씨와 마주보는 가능성…」
「어딘가에, 우리가 행복해지는 가능성도 있는 걸까」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아…」
「돌아갈게요. 저를 사랑해주는 당신 곁으로」
상당히 오랜만의 에로게 감상글입니다. 마지막이 아마 라부오부였으니까 반년 이상이 지났네요. 동인까지 치면 다부리가 있으니 3달쯤?
사실 인스톨 하고 오프닝까지 본건 11년 말이었는데 그대로 쭉 묵혀놨다가 도저히 할게 없을때 조금씩 하자! 해서 이제서야 끝. 그래도 뭐 실질적으로 플레이 한건 다부리가 끝난 후였으니까 약 3달쯤 플레이 한듯합니다. 애초에 도노이케 텍스트가 오래 붙잡고 있기가 살짝 힘든편이라. 사쿠라무스비도 비슷하게 한 3달쯤 플레이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쿠라무스비에 비해 이쪽이 분량은 훨씬 더 많으니 어떻게 보면 빨리 끝낸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루트는 당연히 유키. 1주차(나나미 배드)때만 해도 나나미가 압도적이었는데, 막상 루트 들어가니 이건 뭐 넘사벽. 사쿠라무스비로 치면 모미지급 레벨. 모미지랑 유키를 놓고 비교한다면 유키에 한표. 사쿠라무스비에선 카렌이 제일 좋아서.....
근데 쌍둥이쪽(+스즈란) 루트는 과연 이게 필요한가....싶을 정도로 사족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기억을 잃은 후의 토우야'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서 필요한 캐릭터들인데 애초에 이 부분도 유키 루트에 섞어버리는게 차라리 더 나을정도. 스즈란은 애초에 히든 캐릭터고 쌍둥이도 경우엔 따라선 거의 얼굴도 안 나온채 끝낼 수 있는 애들이라 뭐 이래저래 덤 수준이긴 합니다. 쟤네까지 포함된 탓에 캐릭터 수가 너무 많아져서 굵고 짧은 사쿠라무스비와는 정반대로 얇고 긴 스타일이 되어버렸죠. 정확히는 스이게츠가 이랬으니까 후에 나온 왕코라던가 사쿠라무스비가 그렇게 된 거겠지만. 그리고 가든에서 다시 캐릭터를 늘렸다가....
사실 전기요소가 들어간 시나리오라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플러스가 될만한 부분인데, 아무래도 사쿠라무스비라는 걸 먼저 한 탓인지 전기요소보다는 유키 루트에서 보여줬던 '기억 상실' 자체에 고민하는 묘사라던가가 상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밑에 있는 저 씬은 정말 한참 읽은듯. 사쿠라무스비의 경우에도 '남매' 라는 걸로 고민하는 부분이 굉장히 기억에 남았거든요. 그래서 사쿠라 루트도 좋아했고. 뭐 사실 사쿠라무스비는 루트 수가 적은 만큼 알찬(?) 내용이라 버릴 루트가 하나도 없긴 한데...
「토우야씨가 착실히 하지 않으면, 누가 난처해 지나요?」
「모두가. 카린도, 나랑 마찬가지인데도 열심히…
그래서 그렇게 날 찾아와 줬었는데…」
「그랬었군요.
하지만, 너무 착실히 하면, 유키가 난처해요.
이런식으로, 어리광을 받아줄 일이 없어지니까요」
「유키…」
「활을 잘 쏘는, 머리가 좋은,
그런 훈장이 없으면 안 되는건가요?」
「하지만 그게 없으면…」
「그게 없으면 난, 내가 될수 없어.
유키가 알고 있는 나도, 사실은 좀 더…」
「남의 기대에 보답하려고 노력하고,
상처를 입어 눈물을 흘리는.
유키가 알고 있는 토우야씨는
그런 다정한 분이세요」
그림은 딱히 얘기할 게 없을 정도. 가야로 퀄리티야 설명이 필요 없긴 한데, 역대 가야로 작품들 중에서도 에로쪽으로는 스이게츠가 최강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나나미하고 카린. 그 중에서도 카린은 이미 게임 내에서도 3단 변신(?)을 거치는 캐릭터라 타치에부터 한발 앞서나가는 그런 캐릭터긴 한데...유일하게 스탭롤 후에 H씬이 하나 더 있는거 보면 에로 담당이 맞는듯. 유키쪽 에로도 기대를 많이 하긴 했었는데 게임 자체가 에로씬이 좀 적은편이라 아쉽긴 했습니다. 뭐 유키도 좋긴 했는데...사쿠라무스비의 에로씬은 그림보다 글 읽는데 정신이 팔릴 정도라 딱히 기억은 안나고. 오줌 전체적으로 보면 사쿠라무스비보다 오히려 가든에 가까운 느낌.
음악은 평균 퀄리티를 보면 사쿠라무스비나 가든이 압도적인데, 오프닝 곡 만큼은 무조건 스이게츠 쪽의 손을 들어줍니다.(PC판 한정) 이 곡 때문에 루트 새로 탈때마다 오프닝은 꼭 다 보고 넘어갈 정도. 어레인지판인 키즈나도 좋았고, 좋은 곡을 꼽으라고 하면 이 두 곡.
시스템이야 뭐 평범한 노벨 타입 어드벤쳐라 별 거 없긴 한데, 키워드 시스템은 약간 신선했습니다. A의 이야기 도중에 B가 나오면 C가 B에 대해 질문하는 내용으로 바뀌어서 분기가 생긴다거나 하는 식. 뭐 일반적인 분기랑 크게 차이는 없는데, 특정 키워드로 특정 캐릭터의 루트가 해금되는게 꽤 신선. 그 밖에는 뭐 별로 없는듯.
미즈카베나 DC판은 플레이 할 생각이 없습니다. 애초에 팬디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다가 유키 비중이 별로라고 그래서... 나나미 엔딩 후의 이야기라고 하는건 좀 땡기긴 하는데 굳이 플레이 할 정도까진 아니고. 쌍둥이야 원래 별로 안 좋아했고.....차라리 하다 말았던 왕코리리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면 다 하는게임인데 왜 여태...
아무튼 결론을 내자면 만족스럽게 플레이 하긴 했는데, 굳이 한 작품을 고르자면 사쿠라무스비 쪽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그건 너무 강렬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