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산신의 후예라고, 신의 사자라고, 다들 몇번이고 말했지만, 전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전 당신의 아내였습니다. 당신의, 여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와시오의 어미였습니다. 그 외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신벌(神罰)이 내릴까요? 이 몸에.
타이틀 : 霧こそ闇の
(안개야말로 어둠의)
글 : 나카마치 로쿠에
일러스트 : ena
레이블 : 미디어웍스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2년 12월 12일 기준)
평가 : 9.5 / 10
확실히 서민샘플 같은 라노베보단 읽는 속도가 안나오는듯.
미디어웍스 문고상 수상작이었던 전의(典医)의 아내에 에피소드를 더 추가하여 문고본으로 만든 책입니다. 전국시대 다이묘의 전속 의원이었던 기하쿠와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사기리의 이야기. 응모 분량이었던 1장은 미디어웍스 문고 홈페이지에서 무료 공개중. 사실 이 분량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는 있는데 책 한권으로 깔끔하게 완결까지 나 있으니 구매해서 보시는것도 좋을듯합니다. 아, 그렇다고 이 글 땜에 샀는데 재미없네 마네 하진 마시고 어디까지나 자기책임으로. 근데 같은 작가의 신간은 어째 감상글이 별로 없는듯. 네타 당하기 싫어서 제대로 찾아보진 않았는데 음.
그러고보니 미디어웍스 문고 책 중에서 노자키 마도 외의 책은 처음이네요. 많이 읽은거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죄다 노자키거라.....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전국시대 장수가 주인공이 아니라는게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기하쿠가 주인공인 것처럼 하더니 진짜 주인공은 사기리였다 하는 구성도 특이하긴 합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둘다 주인공이긴 한데 말이죠. 저같은 경우엔 전국시대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어서 오히려 더 좋긴 했습니다. 츠츠이 쥰코는 위키 뒤져가면서 같이 보면 재미있을지도.
사실 요즘 라노베스러운 요소는 전혀 없는 작품이라 최근 라노베에 익숙해지면 보기 힘들정도. 대신 1장 앞부분 약간을 제외하면 전부 다 시리어스한 내용이라 불이 붙기 시작하면 끝까지 다 읽어버릴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감상글들 뒤져보면 단숨에 읽었다는 사람도 종종 보이긴 하는듯.
주술을 메인으로 한 전기물이면서도 핵심은 기하쿠와 사기리의 연애 이야기인데, 덕분에 전기물을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물을 좋아하는 사람 양쪽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둘다 좋아하는 사람이요? 그냥 환장하는거죠 아주. 대신 다 읽고나면 가슴 찡한 연애이야기였다~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긴 합니다. 종장의 위력이 워낙 커서...
결말도 깔끔하게 내놓은지라 딱히 불만이라고 할만한 요소는 없는데, 굳이 꼽아보자면 분량. 특히 1장 분위기의 에피소드가 좀 더 보고 싶었습니다. 얼빵(?)한 남편과 똑부러진 아내라는 구조를 상당히 좋아하거든요. 아니 뭐 그 이전에 결혼생활 나오는건 다 좋아하긴 합니다. 히마챠키라던가도 그랬고.
개인적으로는 진짜 딱 '그래 이런 맛에 보는거지!'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종장만큼은 올해 본 에필로그들 중에선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 비브리아처럼 드라마화 하기엔 요괴들 때문에 망할거 같고, 분량으로 봐도 극장판 애니나 OVA로 하면 꽤 볼만할듯 합니다. TVA라면 1쿨 정도. 근데 될리가 없겠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