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진 브랜드, 어프리콧의 95년작 몽환야상곡입니다.
몽환야상곡 검색하면 여기저기서 동방 얘기만 나오니 우울해요
몽환야상곡하면 뭐니뭐니해도 역시 분위기겠죠.
BGM과 세계관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요즘 나오는 왠만한 게임들보다 더 낫다 싶을 수준이니까요. 이 세계관 덕분에 서양 동화와 전기요소가 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유일한 게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뭐, 사실 세계관보다도 BGM 빨이 훨씬 더 크긴 하죠. 특히 리뉴얼판은 BGM이 오케스트라풍으로 바뀌어서 더 그렇고.
시나리오면에서는 좋다....라고 할만한 요소가 상당히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그나마 괜찮았던건 아리스 정돈가.
미와코 에피소드도 같은 시기에 발매됐던 다른 에로게들을 생각해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고.
각각의 에피소드는 그럭저럭 재밌었는데 그걸 자연스럽게 연결하지 못한 부분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일도 저런 일도 하다 보니 다시 돌아갈 시간이 됐고 그래서 난 여자 하나 데리고 나가서 잘 살았다 라는 말로 요약이 될 정도로 별 거 없는 전개였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게임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역시 분위기에 만족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분위기가 별로 맘에 안들면 꽝이라는 소리죠.
시스템면에선 뭐 전체적으로 불만은 없었는데 스탭롤 스킵이 안되는 점은 조금 불편하긴 했습니다. 애초에 일방통행 시나리오다 보니 세이브 슬롯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그래도 컨트롤 키 스킵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에 엔딩 몰아서 볼때 살짝 귀찮아서...
정리하자면, 요즘 같은 시대에선 보기 힘든 분위기의 게임. 낡은 CG와 BGM이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꼭 한번은 해볼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요새처럼 모에 요소로 떡칠 되어 있는 게임에선 맛보기 힘든게 사실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