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 서클 레인독에서 제작한 츄신구라 3부작(아마도)중 1부, 2부에 해당하는 내용들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있었던 겐로쿠 아코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뭐 츄신구라야 가부키부터 시작해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이야기니까 상당히 유명한편이긴 하죠. 현대의 주인공이 과거로 날아갔음에도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실제 사건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게 특징. 라이터의 입맛대로 가공은 하되, 원작의 스토리 라인만큼은 되도록 그대로 살려두었단 얘기. 보통 이런류의 이야기라면 주인공이 등장함으로서 역사 자체가 뒤틀리거나 하는데, 오히려 이쪽은 사전에 막으려 해도 역사상의 이야기가 어떤식으로든 진행이 된다는게 재밌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기묘한 이야기의 사무라이의 핸드폰 편을 떠올리심 얼추 들어맞을겁니다. 물론 이쪽이 훨씬 더 진지한 이야기긴 합니다만.
본편과 에도편의 차이는 메인 히로인의 차이도 있지만 그 이전에 시점의 차이가 있습니다. 쿠라노스케와 야마나시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본편과 야스베와 에도에서 진행되는 에도편은 한 사람이 같은 사건을 다른 시점에서 본다는게 가장 큰 특징. 에도편 자체가 사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뭐 이건 이거대로 재밌으니 만족. 완결편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노릇이고...개인적으로는 본편의 그 엔딩 후에, 아구리를 메인으로 해서 2부 구성으로 하는게 더 재밌었을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복수를 테마로 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복수 그 자체보단 오히려 복수를 준비하는 일상 묘사가 메인이라는 점도 꽤 독특한 부분. 그래서 그런지 전투씬보다 오히려 이쪽이 더 재밌었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극 후반부의 전투가 상당히 밋밋하다는 건데, 누가 뭐래도 라스보스전이 지나치게 시시하게 끝나버린다는게 가장 큰 단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본편도 그렇고 에도편도 그렇고 오히려 라스보스 바로 전의 전투가 훨씬 더 재밌죠. 중보스전은 에도편이 조금 더 재밌긴 했는데, 라스보스전이 맥없이 끝나버리니 뭐 말짱 도루묵.
본편은 복수하러 가기 전까지가 재밌는 반면에 에도편은 아이즈행 이후가 재밌다는 구조도 차이점이라면 차이점. 애초에 캐릭터의 매력에서 에도편 인물들보다 쿠라노스케가 한참 위라 에도편의 일상이 본편의 일상보다 더 재미없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악쪽은 그냥저냥 평범한 수준. 프리 음원 하나 없다는 점은 칭찬해줄만한 정도. 근데 뭐 음악감상 모드를 들어가도 보컬곡 두개 말곤 들을 수가 없어서 뭐라고 쓰지도 못하겠네요. 오프닝쪽은 듀카가 아깝다는 평도 듣곤 하는데 엔딩쪽은 꽤 괜찮은 편. 하긴 듀카+안제 히지리조합인데 이건 못해도 평타 아닙니까 허허
아무튼 개인적으론 꽤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의 바탕이 된 겐로쿠 아코 사건에 대해 자세히 몰라도 어느정도 이야기 진행에 필요한 내용은 이야기 안에서 설명을 해주는데다가 인명록도 따로 존재하고 있어서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런 작품이기도 하구요. 원래 C82 기대작은 오프라인 소녀였는데 그쪽은 이미 발매연기를 한 탓에 츄신구라 완결편에 기대를 하기로 했습니다. 뭐 에도편까지 했으면 완결편까지 다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