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 몇번이었을까. 단풍의 계절이 될 때마다, 난 사이온지 저택에 가게 됐다.
일년에 한번뿐인 해후, 그것이 나와 사이온지 아키라와의 결혼의 이유가 되는 모양이었다.
「웃기고들 있군」
아키라는 읽고 있던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채로 말했다. 『자본주의개론』――여전히 내겐 그 책의 타이틀 조차 읽기 힘들었다.
「부모끼리 정한 약속에, 왜 아이들인 우리가 어울리지 않으면 안되는 건지」
「그러게 말야, 정말 바보 같아」
아키라에게 대항하듯이, 나도 책을 읽으면서 대답했다. 『UFO 목격증언집』――이거라면 어떻게든 읽을 수가 있다.
한그루의 단풍나무에 몸을 기대,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한마디 한마디 말을 나눈다. 이것이, 이 몇년동안 쌓아올린 나와 아키라의 스타일이었다.
「난, 좀 다른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어」
「예를 들면 어떤?」
「눈이 똥그랗게 크고, 코가 낮고, 손발이 가늘고, 키가 작으면서도, 머리카락이 없고, 몸은 녹색이고――와앗, 뭐하는 거야」
읽고 있던 책을 아키라에게 빼앗겼다.
「……과연」
「이, 이리줘!」
「너, 이런게 어디가 좋다는 거야?」
아키라의 손가락이, 한장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었다. 표제에는 『유타주에서 촬영된 리틀 그레이의 사진(1892년)』이라고 되어 있다.
「멋지잖아. 너같은 것보다 훨씬 말야」
「1892년에는 유타주가 존재하지 않아. 시대고증도 제대로 안한건가 이 책은」
「어……설마 거짓말이야?」
「당연하지. 우주인 따윈 존재하지 않아. 모두 사람들의 망상과 매스컴의 폭주가 만들어낸 가짜지」
「우주인은 있단 말야! 내가 봤어!」
「그래? 어디서?」
「잘 때, 방에 인기척을 느낄때 있지 않아? 한밤중에 눈부신 빛을 본 적 없어? 몸이 공중에 뜨는 듯한 꿈을 본 적은? 아침에 일어났더니 몸 안에 뭔가 딱딱한 게 있었던 적은? 시간이나 기억이 사라진 적은 없어?」
「전부 우주인의 존재랑 아무 관련도 없는 사상이라고 생각되는데」
「으……으으으!」
역시, 아키라는 싫다. 절대로 절대로, 결혼 따윈 안할 거다.
「지구는 우주인의 침략을 받고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