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뭐랄까, 정말 좋은데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는(모 CF풍으로)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아마 후카자와에게 좋은 인상을 가진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따봉을 외치게 되겠지요.(믿거나 말거나.)
후카자와의 과거작들의 가장 큰 특징인 유저를 게임 안으로 끌어들이는 연출이 사라진 대신 굉장히 신선한 연출이 새롭게 등장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역시 직접 해봐야 그 맛을 알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본 시스템인 명함을 이용한 줄거리 작성, 선택지 생성등은 꽤 참신한 편.
칸노 히로유키식(물론 PC98시절 얘기) 게임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과 시나리오의 적절한 조합'이라는 컨셉을 세컨드 노벨에서도 갖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느낌이 다릅니다. 칸노쪽은 시스템에 시나리오를 맞추는 느낌이 강하지만 이쪽은 철저하게 시나리오에 시스템을 맞추고 있거든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초반에 게임을 갓 잡았을때는 살짝 심심한 맛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 까놓고 말해서 작업게 스타일인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하지만 그 심심한 시스템을 후반부 시나리오에서 싹 다 갈아 엎는게 특징이라면 특징이겠죠.
간단하게 츈소프트의 마치나 428에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짜 맞추는' 느낌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느낌이 제대로 드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컨드 노벨을 재밌게 즐기는 요령이라면 주인공인 나오야에게 얼마나 감정이입이 가능한가에 달려있지 않을까 싶은데, 좋게 해석하면 과거작들에서 유저를 억지로 게임에 끌어들이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유저에게 나름 선택여부를 주었다...라는 거고 또 다르게 말하면 요즘 시대에 맞게 변했다고도 할 수 있고.
오랜만에 돌아온 후카자와인 만큼 팬 서비스도 훌륭. 서음부터 시작해서 프리 게임으로 내놓았던 잃어버린 것과 떨어트린 것까지. 그리고 팬 입장에서 무엇보다 가장 기뻤던건 트루 컬러의 존재.(사실 세컨드 노벨=트루 컬러지요. 동인 프로젝트 트루 컬러로 시작해서 질질 끌어오다가 상업으로 발매된게 바로 세컨드 노벨.)
뭐, 일반적으로는 이런 부분보다 특전으로 딸려오는 소설들이 더 군침이 돌겠지만요. 세토구치에 다나카 로미오에, 모토나가 등등등이 똘똘 뭉쳐있는 특전이니. 저야 물론 본편하느라 정신팔려서 아직 한줄도 못 읽었습니다만. 심지어 세토구치것도.
내용을 다 까발리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리긴 하지만 일단은 좀 참기로 하고 간단하게 한가지만 말해두자면, 모든건 섹션7을 위해. 사실 섹션6까지가 모두 프롤로그입니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