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다이스케의 '미야모토 사쿠라가 귀엽기만 한 소설.' 4권입니다. 7월 신간이었으니 발매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만 아직도 아마존 리뷰는 단 한건도 올라와 있지 않은걸 보면 이미 많은 독자가 떨어져 나간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 사실 1권 시점에서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죠. 대부분이 욕이었고.
한편으로는 오히려 독자가 많이 줄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안그랬으면 지금쯤 리뷰란이 온갖 썅욕으로 도배가 되어있었을테니까요.
자, 3권이 나온지 반년이 더 지나서 겨우 나온 이번 4권인데, 분량은 이번에도 당연히 200페이지 딱! 맞춰서 나왔습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쓰면 몸에 두드러기라도 나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체 언제쯤 남들만큼의 분량을 보여줄런지 허허
사실 이 시리즈는 분량이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제목 그대로 사쿠라의 귀여운 모습만 쭉 보여주던 작품이었으니까 분량이 많으면 뭐 좋긴 했겠지만 분량이 반드시 많아야 한다 뭐 그런건 아니었거든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귀여운 모습만 쭉 보여줬으면 별 문제가 없었을텐데....
문제는 이번권에서 말 그대로 '초전개'에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급전개도 아니고 초전개. 밑밥은 3권 라스트에서도 깔기는 했습니다만 당시에 그걸 본 사람중에 이 전개를 예상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럴만큼의 초전개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전개라 할지라도 그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야 OK라는 입장이긴 한데, 그렇지 못했다는게 너무나도 치명적이죠 이건.
뜬금없이 막 세계관을 뒤흔드는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정작 중요한 부분은 다 제껴버립니다. 예를 들어서 적들과의 싸움이 시작되려는 찰나에 끊어먹고 다음페이지에서 싸움 끝났다로 이어 붙인다던가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잘라먹는데다가 그 잘라먹고 남은 부분은 대체 이게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재미도 없고 대체 뭘 하고 싶은지도 이해가 안되는 내용으로만 다 차있으니 읽는 입장에서는 미칠노릇. 흔히 말하는 작자의 오나니를 보는듯한 그런 기분이 드는 4권이었습니다. 완결권이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의 형태를 보여줬다고 해야하나. 다 읽고나서 떠올려보면 지들끼리 술먹으면서 쓰잘떼기 없는 잡담만 줄창 늘어놓던 동창회 파트뿐. 이것도 사실 별 필요도 없어보이는데 말이죠.
더 무서운건 이렇게 해놓고도 이게 완결이 아니었다는 점. 아니 초전개로 이야기 다 끝내놓고 해피엔딩처럼 만들어놨는데 여기서 대체 뭘 더 어떻게 할셈인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오딘이네 뭐네 다 집어치우고 진짜 사쿠라만 중심으로 일상 러브코메디를 써냈으면 불량식품 먹는 맛으로라도 볼텐데 이거는 정말....
뭐 어쨌든 완결같은 내용이었지만 어디에도 완결 얘기가 없었으니 아마 5권이 나오긴 할 분위기입니다.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림빨로 밀어붙이면 뭐 어느정도는 팔아먹을테니까. 이걸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한 마음이 아주 쪼~끔은 있긴한데 4권이 너무 충격적이라 사서 읽을 엄두는 도저히......정말 몬라부를 쓴 사람하고 동일인물인가 싶을 정도로 의심스러운 퀄리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