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부디. 부탁이에요. 선배가 누군가와 보내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제게도 나눠주세요.
타이틀 : 星降る夜になったら 글 : 아마사키 미리토 일러스트 : Nagu 레이블 : MF 문고 J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20년 7월 12일 기준) 평가 : 7.1 / 10
아마사키 미리토의 신작인 '별이 내리는 밤이 되면'입니다. 작가의 대표작은 국내 정발도 되어있는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 줘' 시리즈. 데뷔 후로 쭉 스니커 문고에서만 작품을 내다가 이번 작품으로 MF 문고에 첫 등장. 이제야 어차피 다 같은 카도카와 식구긴 합니다만.
이번 작품은 '2월 29일에만 나타난다는 소원을 들어주는 혜성'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사실 읽기 전에는 청춘물인가 싶었는데 다 읽고나서 생각해보면 청춘물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한 그런 작품. 뭐 일단 감동계 스토리긴 합니다. 전반부는 주인공인 쥰타, 후반부는 히로인인 요시노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는 구조....긴 한데 애초에 요시노 시점부터가 본편인데다 쥰타의 비중이 생각보다 굉장히 낮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거의 페이크 주인공 수준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완전히 요시노가 주인공이죠. 쥰타는 히로인이고.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음....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일단 레이블의 이미지와 참 안 맞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MF 문고하면 워낙 러브코메나 이능배틀 판타지나 이런쪽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한 레이블이다보니까 이렇게 스트레이트한 감동계 이야기와는 아무래도 이미지가 좀 안 맞죠. 차라리 라이트 문예 레이블쪽에서 냈으면 점수를 조금은 더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레이블에 따라서 선입견이 생길 수 밖에 없거든요.
읽으면서 가장 불만이고 고통스러웠던(?) 부분이 전반부의 일상파트. 전작이었던 '너를 잊는 법을 가르쳐 줘' 같은 경우는 일상 파트가 재미있었던지라 그런 스타일의 일상 씬을 기대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굉장히 딱딱한 느낌의 일상파트들로만 채워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후반부가 꽤 무거운 내용이라 그 갭을 줄이려고 담백하게 만든건가 싶기도 한데, 그렇다곤 해도 너무 심심하단 말이죠. 딱히 재미있는 부분도 없는데 분량은 또 오질나게 많아서 상당히 많이 지쳤습니다. 아마 전반부 읽는데만 열흘 가까이 걸렸던거 같은데....요시노의 캐릭터는 뭐 어쩔 수 없다지만 요시노가 이런 캐릭터라면 반대로 파트너인 쥰타는 조금 더 가볍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됐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이 성향이 좀 많이 비슷했다는게 개인적으로는 마이너스.
앞서 말했듯이 이게 라이트 문예 레이블이라거나 일반 문예 레이블에서 나왔으면 평가가 좀 달라질 수도 있었겠죠. 애초에 그런 레이블에는 유머나 모에쪽으로는 별로 기대를 안하잖아요? 근데 라노베 레이블에서는 그런쪽으로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으니까....흔히 말하는 인싸 감성이라면 이것도 재밌겠다고 느낄지 모르겠습니다만 오타쿠 입장에서는 꽤 뻑뻑했던 부분.
후반부의 요시노 파트는 사실 이것만 뗴놓고 보면 평범하게 슬픈(?) 감동계 시나리오라고는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제 입장에서는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뻔하다는 것도 있고 전반부의 길고 고통스러운 파트를 지나서 겨우 도달한 결말이 이거냐? 싶은 부분도 있어서 좀 미묘한 느낌이었습니다. 비슷한 패턴의 반복이라는 것도 좀 거시기 했고.
결과적으로 보면 일단 제 기준에서는 미묘한 작품이었습니다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긴 하겠죠. 저한테만 안맞을 뿐이지. 당장 아마존 리뷰도 전부 만점이고. 하지만 굳이 고르자면 저는 전작이 더 취향이었습니다. 사실 그쪽도 당시의 감상으로는 불만 한가득이긴 했지만. 뭐랄까 좀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범하게 좋았다고 할만한 작품이긴 합니다만 누군가의 마음에 제대로 꽂힐 작품인가 하면 그건 좀 미묘하다 싶은 그런 작품이라고 해야하나. '초속 5센티미터'에 꽂힌 오타쿠가 '너의 이름은'을 봤을때의 기분이랄까. 비유가 좀 애매하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