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즈카 리쿠의 신작인 '내가 러브코메 히로인을 반드시 뺏기까지.' 입니다. 이번이 두번째 작품인데 데뷔작이었던 오타빗치 시리즈는 뭐 그냥 한권으로 끝나버린 모양. 그래도 명색이 은상 수상작이었는데 너무 쉽게 버려진거 같기도....
타이틀 그대로 히로인을 뺏는 이야기....인거는 맞는데 애초에 이 뺏는다는거 자체가 주인공의 착각으로 시작되는 성가신 러브코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격의 오레스키 같은 작품을 기대했었는데 멋지게 기대를 배신해버린 작품. 물론 나쁜쪽으로 말입니다.
딴놈을 좋아하는 히로인을 뺏는다는 컨셉은 뭐 나쁘지 않은데 이야기 자체가 시동을 너무 오래 건단 말이죠. 전체의 90%는 시동을 거는 중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빌드업이 상당히 긴 편. 그 후에 보여주는 단비 같은 클라이막스가 너무 짧게 지나가버려서 여운이고 뭐고 느낄새도 별로 없다는게 문제. 그렇다고 해서 그 시동거는 부분이 재미있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이 부분은 주인공의 성격이 문젠데, '남의 여자를 가로채는 나쁜놈' 포지션인데도 불구하고 이놈이 뼛속까지 이케멘이라는게 에피소드를 전부 다 망가트리고 있습니다. 오레스키까진 아니어도 어느정도 흑심이 있는 그런놈이었어야 하는데, 쉽게 착각하는 성격에 패배자 근성까지 붙어 있어서 보는 입장에서는 참 화딱지나는 놈이거든요. 이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세울거였으면 이렇게 타겟(?)을 3명씩이나 깔아두고 시작하질 말았어야 했다고 봅니다. 딱 한명만 남겨놓고 미쿠까지 해서 평범하게 4각관계 러브코메로만 만들었어도 지금보다 훨씬 깔끔하게 정리가 됐을거 같은데 '클리셰 비틀기'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다 말아먹은 꼴.
일단 작가는 시리즈화를 생각하고 쓰는 모양인데 뭐 그거야 판매량에 달려있는거라 뭐라고 할 수가....이러니 저러니 마지막에라도 시동을 걸기는 했으니 2권은 1권보다는 좀 더 읽기 편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적응이 돼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2권도 아마 보긴 할거 같은데 우선순위는 많이 낮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