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같은 꼴은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히이로는 고독을 택했다. 누구에게도 휩쓸리는 일 없이, 자신의 진정한 마음과 맞서기 위해. 그것이야말로, 쓰디쓴 모습으로 졸업을 맞이한 중학시절에 대한 최대의 복수. 실패로 끝난 청춘에 대한 히이로나름의 마무리 방법이었다.
타이틀 : →ぱすてるぴんく。 글 : 유우비 나기 일러스트 : 와사비 레이블 : 코단샤 라노베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8년 5월 6일 기준) 평가 : 8.8 / 10
유우비 나기의 데뷔작인 →파스텔 핑크입니다. 화살표 쓰기 귀찮으니까 앞으로는 그냥 파스텔 핑크로. 제 7회 코단샤 라노베 문고 신인상 '가작' 수상작품. 작품 구상하던 당시의 나이가 18살이니 말 그대로 청춘 한가운데서 만들어낸 작품. 지금이야 20대가 되었다고는 하는데.
흔히 말하는 '랜선 연애'로 시작되는 연애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물론 이건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문구를 갖다 쓴거고 실제로 제가 읽으면서 느꼈던 느낌이랑은 쪼~끔 다른데, 이 작품의 핵심은 '인터넷을 통해 시작되는 연애 스토리'가 아니라, '서툴렀던 첫사랑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공식 홍보 키워드로 사용하고 있는 炎上계 청춘 스토리란 말이 딱히 틀린 말은 아니고 저게 이 작품의 시리어스 파트를 쥐고 있는 키워드인건 확실한데, 그 이전에 앞에서 말했던 '서툴렀던 첫사랑'이라는 키워드가 있다는 소리. 개인적으로는 이 첫사랑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작품 내에서도 나오지만 '좋아하는 XXX를 여자친구로 삼고 싶다'가 아닌 '딱히 누가 됐든 상관은 없는데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중학교 시절의 모습을 상당히 잘 그려낸 편. 여기에 추가로 주위 사람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는 '중3'이라는 시기와도 겹쳐져서 상당히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고교 데뷔'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던가 하는 부분이 정말 참 중학생스러워서 좋았던 부분.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만 따로 떼서 한 작품을 만들어줬으면 했을 정도. 뒤에서 또 얘기 하겠지만 이 작품에서 '첫사랑'이 차지하는 부분이 꽤 큰 편이라 스모모와의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좀 부실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쉬웠던 부분을 꼽아보자면 메인 히로인이었던 스모모. 분명히 어딜봐도 귀여운 여자친구고 이래저래 다 좋은데......앞에도 말했듯이 이번권에서는 저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컸던게 문제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게 이미 데뷔한 작가의 새 시리즈 작품이었더라면 1권은 통째로 스모모로 채워놓고 이후에 과거 에피소드를 꺼내온다던가 하겠지만 아쉽게도 이건 공모전 작품이라........그런면에서 생각해보면 오히려 히로인을 나기사 한명으로 좁혀놓는게 더 나았을거 같기도 합니다. 실패한 첫사랑 이후의 재결합이라는 시나리오도 나름 꽤 매력적인데 말이죠.
애초에 전여친이 등장하는 캐릭터는 대부분 점수를 좋게 주는 편이긴 한데 이 작품은 그걸 제쳐두고 봐도 나기사가 너무 좋은 캐릭터였습니다. 에필로그 라스트를 나기사가 가져가는 것만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심지어 그 실패한 첫사랑에 종지부를 찍는 역할까지 맡아서하는 캐릭터라 매력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 2권 이후에 스모모랑 같이 머리끄댕이라도 잡으면 좋겠는데 음.....
바로 전에 읽었던 작품이 아오키군이 아니었더라면 평가가 조금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쪽은 진짜 반칙레벨의 청춘이야기라 아무래도 이쪽과는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심지어 이쪽은 마냥 웃으면서 볼 수는 없는 작품이기도 해서....
코단샤 라노베 문고쪽은 딱히 챙겨볼만한 러브코메디 작품이 없었는데 이 작품이 나와준 덕에 챙겨볼게 생겼습니다. 뭐 러브코메가 아니어도 딱히 챙겨볼만한게 없는 레이블이긴 했는데.......굳이 고르자면 종말의 세라프 정도였는데 이건 한번 밀리기 시작하니까 답이 안나와서 음....
사실 1권이 너무 깔끔하게 끝이난지라 속편은 없겠구나 했었는데 작가 후기에서 나온다고 하니까 기대는 됩니다. 심지어 금방 나올거라고 하니까 7~8월중에 나오지 않을까 추측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