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토리 코우이치의 신작입니다. 대표작은 구리마루당 시리즈. 이쪽은 국내에 정식발매도 되어 있는 작품. 근데 뭐 라노베 레이블은 아니고 일반 레이블로 발매가 되었습니다. 미디어웍스 문고 작품들은 뭐 가끔 이러니까...
타이틀에 들어있듯이 '종말'을 앞두고 있는 연인들의 이야기입니다. 첫사랑과 재회해서 동거를 하며 종말을 맞이하는 이야기. 띠지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저 100일간을 유난히 강조하는데 그런것치고는 뭐 딱히 100일이 중요하진 않았다는게 살짝 괘씸했던 부분. 뭐 전혀 상관없지는 않은데 이 작품이 딱히 저 '기간'이 핵심인 이야기는 아니거든요.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테마는 '추억'.
종말을 앞둔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라는 부분은 뭐 게임쪽에서도 '종말을 보내는 법'이 있고 라노베에서도 몇작품 더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게 종말이 엮여 있다곤 해도 결국은 일상 이야기인지라 재밌게 쓰기가 상당히 어렵죠. 뭔가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매일 똑같은 일들의 반복이고. 그런 부분에서 이 작품은 종말을 앞두고 '추억을 되짚어보는' 일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야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긴 합니다만 다들 비슷해져버린다는게 문제. 뭐 옛날에 다니던 초등학교를 간다거나 하는 그런 이야기로 빠지는데 이 작품 역시도 이 부분이 너무나도 평범했습니다. 가장 재밌어야 했을 부분인데 말이죠. 주인공이나 히로인이나 뭔가 좀 밝은 성격의 캐릭터가 한명쯤은 있었어야 되는데 둘 다 딱히 그런게 없는 캐릭터들이라 느긋하고 조용하게 추억을 되짚어보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나쁘다고는 못하겠는데 사실 좋은것도 아니지 않나 싶거든요.
'주인공과 히로인이 추억을 되짚어본다'라고 하면 주인공과 히로인이 함께 기억하고 있는 추억에 대한 이야기가 좀 많아야 할텐데 이 인간들은 그게 너무 적었다는것도 좀 아쉬운 부분. 쁘띠 반전(?)을 위해서 이렇게 만든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솔직히 이럴바엔 반전이고 나발이고 없애버리는게 더 나았을지도.
일상이 평범했으면 결말이라도 뭔가 좀 이거다! 싶은게 있었어야 하는데 사실 그것도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줄창 평범했던 작품이라 뭐라 이야기 하기가 굉장히 난감합니다. 굳이 좋았던 부분을 꼽아보자면 앞에서 말했던 '추억을 되짚어보는 일상'의 분위기 정도. 근데 이건 사실 앞부분 뒷부분 다 치워버리고 그냥 저 챕터만 떼서 읽어도 되는 부분이란 말이죠. 차라리 아예 판타지 요소를 없애버리고 어차피 평범한 작품인거 그냥 평범한 연애물로 만들어버렸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그랬으면 적어도 뭐 쓸데없이 반전이나 이런쪽으로 기대를 하진 않을테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