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라노베] 僕が電話をかけていた場所 감상

이날을 경계로, 내 안에 있는 세계의 의미는 한순간에 변해버렸다.

그전까지 「나」와 「그 이외」로 이루어져 있던 세계는
「나」와 「하지카노」와 「그 이외」로 변했다.
그리고 이 세계가 살아갈 가치가 있는 장소라는 근거는
하지카노 단 한 사람으로 충분했다.

남들은 그것을 각인 같은 것이라고 웃을지도 모른다.
갓 태어난 아기 새가 처음 본 것을 부모라고 여겨버린다고 하는 그 현상이다.
남들이 보기엔 나는 어렸을 적의 추억에 언제까지나 사로잡혀 있는 멍청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상관없다.

아마, 나는 죽을 때까지 이 기억의 행복한 노예일 것이다.

타이틀 : 僕が電話をかけていた場所
글 : 미아키 스가루
일러스트 : usi
레이블 : 미디어웍스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5년 12월 31일 기준)
평가 : 8.9 / 10

미아키 스가루의 전화 시리즈 2편, 내가 전화를 걸었던 장소입니다. 어제 밤부터 읽기 시작한지라 시간이 될까 싶었는데 어떻게든 올해 안에는 다 읽었습니다. 이걸로 올해 감상 포스팅은 끝이겠네요. 남은건 결산 포스팅뿐. 올해 안에 다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1편도 나름대로 '청춘' 느낌이 물씬 났던 작품이라 괜찮다 정도의 느낌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 1편에 비하면 이번 2편은 상당히 질척질척한 4각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상당히 이기적인 4각 관계다보니 읽는 입장에서는 꽤 속이 뒤집히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의 병문안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한번 더 뒤집히고 더 속이 쓰린 이야기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야오비쿠니 전설'과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의 귀신같은 조합. 읽으면서도 어? 이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질만한 이야기였던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둘 다 인어라는 공통점은 있으니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애초에 작품내에서도 '인어공주'의 이미지가 훨씬 더 강했던지라 여기에 야오비쿠니 전설을 이어 붙였다는게 꽤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거기다 작품에 맞게 살을 더 붙이기도 했고. 인어공주하면 보통 디즈니의 그 애니메이션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한지라, 인어고기를 씹어먹는 야오비쿠니 전설과 섞어놓은게 어떻게보면 컬쳐 쇼크. 뭐 이래저래 전기물이나 동화 같은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꽤 마음에 들만한 후반부였습니다.

다 읽고 난뒤에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딘가 노자키 마도의 영향을 받은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살짝 들긴 합니다.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복선이라던가, 후반 전개 라던가. 뭔가 암리타와 가면을 적당히 섞어넣은듯한 그런 느낌이 살짝 들었습니다. 뭐 어디까지나 그런 느낌일 뿐이지 아주 딱 노자키 마도 스타일이다 하는건 아니라 좀 애매하긴 합니다만. 앞에도 말했지만 솔직히 후반부에 '해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굉장히 속이 거북할 정도로 질척질척한 이야기들 투성인지라 전반부가 즐거운(?) 노자키와는 방향이 조금 다르죠.

에로게를 한참동안 안 한데다가 그 중에서도 우츠게쪽은 정말 오랫동안 인연이 없이 지냈는데, 이상한데서 우츠게 성분을 많이 보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어찌됐든 좋은 결말이니 분명히 기뻐해야 되는데 순수하게 기뻐하기는 조금 뭔가 껄끄러운, 고기를 맛나게 먹고 났는데 이 사이에 고기가 남아 있는 그런 기분.

혹시라도 본 작품을 다 읽으신 분은 미디어웍스 문고 홈페이지에 카키오로시 단편이 있으니 그쪽도 같이보시면 살짝 재미있을지도 모릅니다. 뭐 엄밀히 말해서 본편과의 연관성은 쥐꼬리만큼밖에 없긴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사이좋은 남매 이야기라 나름 재미있는 편. 어떻게 보면 본편에서 거북했던 속을 풀어주는 소화제 같은 역할의 단편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