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미노오의 레터즈/배니싱 1권입니다. 제 20회 전격문고 대상 참가작을 뜯어 고쳐서 출판한 작품. 장르는....뭔가 호러를 섞은 SF? 얼마 안가서 엔죠 토우 같은 SF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작가라는 의견도 있는데, 뭐 이 부분은 저도 약간은 동의. 정말 엔죠랑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성장할 작가인건 확실. 단 그게 언제냐 하는게 문제. 뭔가 입단 당시의 윾창식 같다 작품내의 설정만 놓고 본다면 본격 SF 레이블인 하야카와JA 쪽에서도 충분히 통할 레벨.
보통 이런 소재라면(거기다 전격문고 작품이라면) 십중팔구 이능배틀쪽으로 빠졌을텐데(배틀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만든 설정만을설정 오타쿠마냥 파고 드는게 가장 큰 특징. 단지 이 부분이 살짝 아쉬운게 나름 상당히 공들여서 만들어진 설정인데 이걸 알기 쉽게 풀어 쓰는 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 재밌다고 칭찬하는 사람들도 이 부분은 다들 걸고 넘어가는 부분이라 가장 먼저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전 설정묘사 나올때마다 집어 던지고 싶었을 정도였거든요. 다른게 재밌어서 계속 보긴 했는데.
위에 호러 얘기는 뭐 결국 호쥬 때문에 적어 놓은 건데, 컬러 페이지나 삽화나 모조리 시커먼 색으로 칠해놓은 것까지 엮여서 상당히 분위기 있는 캐릭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솔직히 사실상 주인공은 호쥬라고 봐도 될 정도. 전격문고 소개페이지를 봐도 호쥬가 주인공인데! 2권은 부디 이쪽이 주인공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뭐 2권 줄거리 보니까 또 주인공 같아보이긴 하는데...어떻게 보면 시나리오쪽으로 가장 즐길만한 부분은 호쥬의 성장 이야기일지도.
뭐 아무튼 위에도 적었지만 시종일관 설정묘사만이 아쉽고 아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세 시점으로 진행 되면서 한가지 키워드로 이야기가 모아지는 전개라던가 하는건 PC98판 이브 이후로 상당히 불탔었거든요. 이런건 게임으로 만드는게 더 재밌긴 한데. 반전쪽은 좀 많이 뻔해서 반전이라고 하기도 뭐한 레벨이고 음.
2권은 이미 예약한 상태라 발매하면 십중팔구 읽을 예정. 대신 같이 예약해놓은 애들이 너무 늦게 와서 실제로 읽는건 한참 뒤가 될듯. 무엇보다 같이 예약한 작품이 노자키 신간, 솔라리스2권 등이라 우선순위도 좀 밀려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