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봄에는 간판을 그리느라 고민하는 선배를 봐왔어요.
여름에는 야외작업으로 그을린 선배를 봐왔어요.
가을에는 학원제 전시를 성공시켜 우는 선배를 봐왔어요.
겨울에는 머플러를 하루종일 두르고 있는 선배를 봐왔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자치회의 사이상을 멀리서 바라보는 선배도,
계속 봐왔어요.
제가 카사야 선배를 가장 많이 보고 있었어요.
카사야 선배를 줄곧 봐온 매일이
제 보물이었어요.
타이틀 : なにかのご縁―ゆかりくん、白いうさぎと縁を見る
글 : 노자키 마도
일러스트 : 토베 스나호
레이블 : 미디어웍스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3년 5월 20일 기준)
평가 : 8.9 / 10
2에서 일단 완결(?)을 낸 후 다시 시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노자키의 신간입니다. 기존 작품들과는 다르게 반전이고 나발이고 전혀 없이 OHP에 달아놓은 태그 그대로 하트풀 코메디. 덕분에 기존 노자키 팬들에게는 미묘하다는 반응이 꽤 많은편이었는데 기존 작품들과 떼어놓고 보면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신규 독자층(더 정확히는 여성 독자)을 모으려는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새 MW문고쪽 작품들이 다 요런 스타일인거 보면....노자키의 아이덴티티(?)인 작가 소개 페이지도 지극히 평범.
타이틀에서부터 연(縁)을 언급하는 만큼 여러가지 연을 소재로 삼은 총 4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남녀간의 연을 그린 1장, 친구 사이의 연을 그린 2장, 가족간의 연을 그린 3장 등의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4장은 살짝 네타라 제외. 개인적으로는 1장과 2장이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대학을 무대로 한 청춘 이야기라는 느낌이 물씬 드는 에피소드다 보니...
이런걸 보면 이 양반도 맘만 먹으면 일단은 다 쓸 수 있는 올라운더 타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장의 경우는 이야기 자체보다는 마지막에 연을 따라 쫒아가는 그 장면 하나에 모든게 담겨져 있는 에피소드인지라 만약에 애니화가 된다면 그 부분 연출은 상당히 볼만 할듯. 기존 작품과는 달리 애니화가 충분히 가능한 내용이라 다른 것들보단 그나마 좀 희망이 있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이게 굳이 애니화 할 필요가 있는건 또 아니라...극장판이나 4부작 OVA로 만든다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TV판으로 만들기엔 분량이 너무 애매해서. 근데 일단 캐릭터 디자인쪽은 극장판쪽으로 애니화 하면 꽤 잘먹히게 생기긴 했는데.....
노자키스럽지 않으면서도 노자키스러운 부분을 꼽아보자면 첫번째가 토끼. 그리고 두번째가 이런 동아리가 정말 대학에 존재는 하는건지 의심스러운 동아리들. 기존 작품들에 비해 캐릭터성이 상당히 옅어지긴 했습니다. 뭐랄까, 비유하자면 기존의 노자키 캐릭터에 물을 반쯤 섞어서 맹탕을 만들어 놓은듯한 느낌인데, 그 덕분에 전작들(의 전반부)처럼 실컷 웃으면서 단번에 읽어치우기는 조금 힘든편. 아니 이것도 웃기긴 웃긴데 으음. 뭐 아무튼 이래저래 정말 '평범하게 좋은 이야기'
전과(?)가 있는 노자키인 만큼, 이게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 될지는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만 가지고도 3권 정도는 내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유카리의 연은 해결 해야 할거 아냐 근데 또 이어서 쓰기엔 유카리가 이미 3학년이라 잘해봐야 2권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