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사카 츠즈리의 두번째 작품인 『여고생 점장의 편의점은 즐겁지 않다』입니다.
여름방학 이후, 전학이 예정되어 있는 주인공이 '하다못해 여름방학 동안만이라도 히로인인 코모모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여자만 채용하는 편의점인 쵸코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여자만 채용하는 편의점인만큼 여장을 하고 잠입을 하긴 하는데, 흔히들 말하는 오토코노코(男の娘)와는 약간 다릅니다. 여장은 어디까지나 코모모와 친해지기 위한 수단이며 알맹이는 누가봐도 남학생 그 자체거든요. 놀랄때 내는 비명소리도 '꺄아아아아'가 아니라 '우아아아아아악!!' 일 정도로 알맹이가 상당히 짐승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여장 캐릭터들을 볼때마다 들던 '분명히 목소리 때문에 걸릴텐데 왜 안걸릴까?'라는 의문을 정면으로 쌩까는 그런 작품이죠. 뭐 아무튼 오토코노코를 상당히 싫어하는 제 입장에서는 주인공이 저런 덕분에 의외로 꽤 재밌게 읽긴 했습니다. 남자같은 여장 캐릭터라는 점도 그렇지만 시모네타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주인공인데, 일반적인 시모네타 개그랑은 약간 다르게 시모네타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 안에 녹아들어 있는(?) 그런 스타일의 시모네타 캐릭터라 상당히 신선한 타입의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근데 뭐 여장에 시모네타가 결합되는 것 자체가 좀 많이 신선하긴 하죠.....
후반부의 시리어스 부분은 뭐 딱히 재밌는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병신인것도 아니고 극히 평범. 시리어스를 쓸 거 였으면 신상품 판매보다는 코모모가 왜 점장을 하는가 하는 부분을 써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뭐 '한달이라는 시간 안에서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려내는데는 괜찮은 소재였으니 그럭저럭 합격점.
애초에 한달이라는 기간을 정해두고 벌어지는 이야기인 만큼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를 끝내버려야 하는게 맞는거라고 보는데, 역시나 후반부에 후속권을 위한 떡밥을 뿌리고 마무리. 그리고 결국 지난 5월에는 2권이 발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에서 정체를 깔끔하게 밝히고 전학도 가고 편지라도 한두통 주고 받으면서 에필로그를 장식하면 깔끔하게 끝날 작품인데 괜히 후속권 의식하느라 떡밥을 뿌려놓은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제 기준으로는 1권으로 깔끔하게 끝이 난 작품이라 2권은 아마 안 읽고 넘어갈 듯. 밀린 것도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