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 하나 덕분에 몇달이 즐거웠습니다.
아아 이제 4코마도 끝나고 무슨 낙으로 살아야 하는가
알만한 사람만 아는 라이터, 와타나베 료이치의 신작이자 신생 스밋코의 첫번째 작품인 『하루마데, 쿠루루.』입니다. 발매 전에는 라이터가 직접 자신이 쓴 게임중 가장 재미있다는 둥, 크로스 채널을 목표로 하고 만들었다는둥 뭐 이래저래 스테마도 많았던 작품이죠. 애초에 제작사측에서 제발 스테마 좀 해달라고 사정사정 하는 게임도 처음이긴 하지만. 그만큼 재밌는가? 라고 물어보면 확실히 재밌었다 라고 할 수 있는 부류긴 했지만, 허들을 스스로 높여놓은 탓에 기대에 살짝 미치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와타나베의 전작을 몇가지 해본 입장에서는 최소한 소라챠만큼의 임팩트를 기대했는데 그만큼 충격적인 전개는 없었다는게 아쉬웠던 부분. 충격적이라면 하루미 루트에서의 '그' 묘사들이었죠. 어우 내 발바닥...
후반부가 심심한거야 와타나베가 늘 그랬던거니 별로 신기할것도 없고....그래도 인디고보단 덜 심심했으니 좀 낫나.
와타나베가 발매 전에 밝혔던 것과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소라챠보다 오히려 인디고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하루미 루트는 거의 통째로 인디고 냄새가 풀풀 나던 시나리오였고, 다른 부분에서의 시모네타 루트라던가도 꽤 비슷한 느낌. 플레이 당시에는 아웃 판정을 내렸던 소라챠의 시모네타 개그도 지금 다시하면 재밌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후유네 루트에서 진실이 밝혀질때 타이틀 화면으로 돌아가고 타이틀 분위기가 바뀌면서 과거편으로 들어갔더라면 소라챠만큼 재밌었을지도.
그 밖에 느낀점이라면 역시 책을 많이 읽는 사람+격투기에 환장한 사람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정도. 근데 왜 서유기는 안 읽으셨어요 네?
시나리오 외의 부분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성우 연기. 그 중에서도 단연 탑은 아오바 링고. 스레에서 제일 빨리 클리어 한 클리어 타임이 대략 6~7시간 정도였는데 이건 물론 음성을 거의 안 듣고 플레이 했을때의 경우고, 제 경우엔 음성을 거의 끝까지 듣느라 플레이 시간이 꽤 오래 걸리긴 했습니다. 보통 왠만한 게임들은 중간까지 듣고 다 넘겨버리는 편인데 이번 경우엔 진짜 말 그대로 약을 빤듯한 연기에 대사 부분부분 타치에가 계속 바뀌다보니 끝까지 다 보게 되거든요. 끝내고 다른 게임을 해보니 확실히 이 차이가 엄청나긴 엄청난듯.
그리고 그 다음으로 SD. 코이소라때는 원화에 묻힌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이번건 원화가 좀 거시기한 탓에 SD가 더 빛이 나는듯. 근데 대부분이 네타바레가 포함된 SD라 마음껏 올릴수가 없다는게 살짝 아쉬울 뿐. 그 밖에 효과음이라던가는 인디고에 있던걸 그대로 썼으니 뭐 특이한건 없네요. 시스템이야 딱 필요한 것들만 있었고.
뭐 아무튼 결론을 내보면 「재미있다! 재미는 있는데....」정도가 되겠네요. 이게 상업이 아니라 동인에서 나왔다면 꽤 입에 올랐을지도....라고 생각해보니 한파 게임이 유명했던 적은 별로 없었으니 똑같겠죠 뭐. 그리고 소라챠네 인디고네 하면서 배신을 몇번 당한지라 나름 내성(?)이 생겨서 이번엔 처음부터 계속 의심하면서 플레이 한게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예 사전 정보없이 그냥 했으면 이거보단 더 재밌었을겁니다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