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책으로 내시겠다구요? 무슨 깡으로?
분류를 서적으로 해야하나 갸루게로 해야하나 망설이긴 했었는데, 일단은 책이 아니니 이쪽 카테고리로.
카라베 요스케의 '어두운 방'입니다. 원래는 소설로 출간 예정이었다가 스퀘어 에닉스에서 발매중지 크리가 뜨는 바람에 이대로 묻혀버리나 했다가 결국 PC용 소프트로 부활. 오피셜 통판 특전으로 카라베 요스케 단편 소설이 딸려옵니다. 이왕이면 '특전' 이란 느낌이 들게 좀 만들어줬으면 했는데, 이건 아무리봐도 '덤' 입니다. 보관하기도 상당히 성가시게 생겼고....책자가 담겨져 있던 비닐은 이미 걸ㅋ레ㅋ
발매전에 이미 광고한대로, 정말 지독하게 어두운 이야기 입니다. 아마 역대 세토구치 시나리오중 최고로. 뿐만 아니라 세토구치가 쓸 수 있는 소재는 거의 다 집어넣은 탓에, 여러의미로 최강. 전체적인 분위기는 카라베 요스케의 데뷔작인 프쉬케와 가장 흡사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카니발의 요소를 섞은 듯한 느낌. 리에코와 세이타로가 같이 오시카와가를 나서는 장면이나 마지막 엔딩 샷이라던가가 특히 그렇죠. 애초에 두사람의 관계도 비슷했고. 등장인물중에 누구하나 불행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이 한마디로 대충 분위기가 파악 될 듯. 세이타로는 자신이 불행하다고는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겠지만서도.
텍스트는 평소의 세토구치였지만 굳이 따지자면 이쪽도 프쉬케와 비슷하죠. 아니 그렇다기보단 이누츠키상이 세토구치 작품치고는 상당히 이질적인 작품이었던지라. 세토구치가 전기요소가 들어간 시나리오를 썼다는거 자체도 의외긴 했지만서도.
소설로 내려 했던 시나리오를 그대로 가져온 탓인지 게임용 텍스트라기보단 소설이라는 느낌이 상당히 강했던 텍스트였습니다.
텍스트 자체의 재미도 물론 뛰어나지만, 그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역할을 했던게 바로 배경 CG와 음악. 특히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중에서도 izmar의 aze2-06은 어두운 방의 이미지 곡이라고 해도 될만큼 상당히 잘 어울렸던 곡. 그리고 다른 의미로 기억에 크게 남아 있는 곡이 Haa_Bap_Bap_Bap_Bap_Ooo. 이건 곡 자체의 분위기도 그렇지만 나오는 장면이 제대로 소름 돋는 장면이라.
하지만 배경CG가 흑백인만큼 중간중간 텍스트가 잘 안보이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는게 문제였는데, 뒤에 반투명으로 대사창 좀 만들어 놨으면 좋지 않았을까.
오피셜 특전으로 딸려오는 단편 소설은 데뷔 전에 썼던 미공개 소설로, 어두운 방의 원형인 작품입니다. 그런만큼 분위기도 상당히 흡사. 뭐 굳이 따지자면 이쪽이 훨~~~~~~~~씬 막나갑니다만. 훨씬 막 나가는 만큼 찝찝한 맛도 훨씬 심하고, 철저하게 ダメ人間을 타겟으로 잡아 놓은만큼 까딱하면 손목 그어버릴 사람도 나오지 않을까 싶을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에피소드는 9번째 이야기. 그래..플레이 스테이션을 인질로 잡히면 눈에 뵈는게 없겠지....
아쉬운 점이라면 히데의 에피소드도 좀 더 깊이 다뤄주길 바랬었는데 분량이 적었던게 아쉬웠고, 위에도 적었듯이 특전이나 제품 패키지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생각. 뭐 이미 나와버린걸 어쩔 순 없지만. 사실 패키지가 부실했던 것 외엔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오히려 정말 잘 샀다고 생각될 정도. 하지만 세컨드 노벨을 사지 못한 나는 패배자.....나중에 일옥이라도 뛰어야 할듯.
세토구치/카라베 요스케 신자라면 필구입 목록 No.1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세토구치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진입장벽이 미친듯이 높으니 주의를.
그나저나 이번에도 스페셜 땡스에 에노키즈 마오 나오던데 진짜 둘이 사귀는거 아님? 암만해도 수상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