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리는 참 좋은 캐릭터 인 것 같아요. 암만봐도.
이런 여동생 있으면 평생 집에서 낮잠자고 책만봐도 살아갈 수 있을텐데
개인적으론 이렇게 잔잔하게 가다가 마지막에만 한방 빵 터트리는걸 상당히 좋아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참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우선 복선 회수를 위한 중요한 내용(이라기보단 아예 트루 엔딩)을 발매 후에 다운로드 형식으로 공개했다는 점이 가장 크고, 트루 엔딩 주제에 볼륨이 꽤 적다는 점이 두번째.
볼륨 적은건 굳이 이누히코편뿐이 아니라 유야편도 마찬가지긴 한데 그나마 유야편보단 훨씬 재밌으니까 좀 나은가.
유야편 같은 경우는 거의 '과거에 이런 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하고 지나가는 수준이라 이게 뭥미 싶기도 했고.
이누히코편 마지막에서 우소츠키나 츠쿠모나 그렇게 간단히 쇼부 보는 것도 분량을 늘려서 좀 더 배배 꼬아줬음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여러모로 맥빠진 부분도 있는게 사실.
아무튼 이 게임에 대한 감상이 엄청나게 변할 수 있는 루트임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추가했다는건 역시 제작이 늦었던게 아닐까 하고 추측해보는데...미완성으로 냈다가 두고두고 욕 먹느니 그냥 연기해서 잠깐 욕 먹는게 낫지 않나.
전기물이면서 전기 요소보단 신사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구성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덕분에 살짝 지겨운 면이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건 이오리를 봐서 애교로. 뭐 굳이 이오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캐릭터를 꽤 잘 만들어 놓은 탓에 즐겁기는 했지만 왠지 영 피곤한 텍스트라.
개별루트 중에선 후요우가 제일 재미있었고 제일 별로였던건 아무래도 역시 유야.
시나리오의 재미와는 별개로 이오리 루트의 그 복숭아 투척은 꽤나 웃었습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사실 이오리 루트는 이오리와 둔감 츠쿠모를 보는 맛에 하는거지 다른건 건질 것도 없으니까요. 뭐.
전기물=배틀물로 거의 고정 되어가는 시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기 요소로 떡칠을 한 전기물도 괜찮지만 이렇게 일상에 더 중점을 둔 전기물도 가끔은 좋구나 하게 만드는 게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