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それでも、好きだと言えない 글 : 아카츠키 카케야 일러스트 : 헤치마 레이블 : 코단샤 라노베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20년 10월 10일 기준) 평가 : 7.1 / 10
아카츠키 카케야의 신간인 '그래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어'입니다. 작가의 대표작은 뭐 가장 유명한건 '내가 사는 의미' 시리즈. 데뷔작이었던 '너와는 치명적인 차이가 있다'도 대표작이긴 합니다. 소학관에서 데뷔한 양반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사는 의미에서 호된 꼴을 당했던 양반이라 가가가쪽이랑 인연을 끊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다른 레이블에서 작품을 내기까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겸업작가인 탓인가 했었는데 실은 다른 명의로 이미 코단샤에서 한 작품을 냈던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이번 작가 후기에서 밝혀졌죠. 즉 이번 작품이 코단샤 레이블에서 내는 두번째 작품. 시기상으로 따져보면 뭐 진작에 코단샤쪽하고 컨택은 했던 모양.
참고로 이 작품이 발매하기 한달 전에 MF 문고에서도 신작이 한 작품 나왔습니다. 반응은 뭐 미묘한거 같지만서도. 이세계 전생물이라 그런가.
뭐 아무튼 이번 신작은 유령이 들러붙은 주인공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표지도 그렇고 줄거리도 그렇고 뭔가 굉장히 가슴 따뜻한 감동 스토리일 거 같이 생겨먹었습니다만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일단은. 문제는 그 과정에 있는데...저는 사실 이 양반의 작품들은 소문만 들었지 실제로 읽은건 이번이 처음이라 전혀 예상을 못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뭐랄까, 작가의 자기 투영이 굉장히 심하게 들어가 있는 주인공이었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정말 기분 드러워질 정도로 묘하게 리얼하다고 해야하나. 실제로 친구 캐릭터도 실제 모델이 있었다고 하는거보니 거진 맞는 거 같긴 합니다. 정말 여러모로 임팩트 있는 학창시절을 보낸 모양.
단순히 리얼한 묘사만으로 끝나면 문제는 안 됐을건데 주인공이 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게 문제죠. 보통 이런류의 이야기라면 '유령'인 히로인의 존재가 가장 크게 그려져야 후반부의 여운도 그렇고 모든게 부드럽게 이어질텐데 이 작품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분량 대부분을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단 말이죠. 성장하는 주인공을 만드는건 물론 저도 찬성합니다만 이건 지나치게 성장해서 히로인을 잡아먹는 꼴이라는게 문제. 안그래도 히로인의 성격이 뭔가 딱히 재미가 있는 캐릭터도 아니고 있는듯 없는듯 밍숭맹숭한 캐릭터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 말이죠. 특히나 중반부의 학원제 에피소드에서는 사실상 거의 공기나 다름없는 수준. 옆에서 가끔 몇마디 거드는게 전부일 정도로 이야기 속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으로 빙빙 맴도는 병풍 히로인이었습니다. 하다못해 이 부분만큼이라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녹아들었으면 괜찮았을거 같은데 말이죠.
사실 지금 생각해도 이야기의 뼈대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뼈대 자체는 그냥 뭐 클리셰에 가까운 감동계 스토리니까요. 근데 작가가 본인의 색을 너무 많이 섞어서 그림을 다 망쳐버린 케이스라고 해야하나.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줄창 음침한 작품이었다면 오히려 이런 부분도 잘 맞아떨어졌을거 같은데 아무래도 판단 미스인듯. 만약 다음에 그런 신작을 낸다면 궁금해서라도 한번쯤은 더 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