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盤上に君はもういない 글 : 아야사키 슌 일러스트 : 사토마 레이블 : 카도카와 쇼텐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20년 11월 1일 기준) 평가 : 4.4 / 10
아야사키 슌의 신간인 '판 위에 너는 더 이상 없다' 입니다. 단행본 판형으로는 '너를 그리면 거짓이 된다' 이후로 오랜만. 문고본까지 포함하자면 올해 초에 선율월하가 나왔었으니 그렇게 오래된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 사이에 '너를 그리면 거짓이 된다'의 문고본도 나왔고 조만간 레드스완 시리즈도 신간이 나오니 이래저래 열심히 책이 나오고는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표지에도 그려져있듯이 일본 장기를 주제로 삼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부분에서 '용왕이 하는 일!' 시리즈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용왕에 비하자면 뭐 코메디 파트를 싹 빼고 6권부터 최신간까지의 내용을 한권으로 압축한 느낌이라고 하면 얼추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작품의 방향이 좀 다른데, 용왕을 드라마라고 한다면 이쪽은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이었던건 이 부분. 이야기를 이상하게 분산시켜놓은 탓에 깊이가 없고 뭔가 다 하다 말은듯한 느낌이 많이 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반부와 후반부의 성향도 완전히 달라서 이럴거면 차라리 푸른 서약때처럼 독립된 이야기로 만들어서 그냥 단편집으로 만들지 그랬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가 제일 문젠데, 이런식으로 들고와서 울어라! 라고 해봐야 이미 전반부와의 온도차로 읽는 사람의 마음은 짜게 식었는데 말이죠. 이런 감성팔이를 할거면 애초에 작품 초반부터 줄~창 밑밥을 깔았어야 눈물샘이 움찔이라도 할거 아닙니까 예? 애초에 이야기 자체도 유키를 중심으로 짰어야 했습니다. 주구장창 라이벌 타령을 하면 뭐해 라이벌 다운 이야기가 하나도 없는 걸. 여성기사 둘의 싸움에 눈치없이 끼어드는 꼬추놈도 문제고. 도통 매끄러운 부분이 없었던 작품.
앞에서 말했듯이 용왕의 6권 이후를 한권으로 압축한듯한 그런 작품인데 그냥 꽉꽉 눌러담기만 한듯한 모양새였습니다. 억지로 눌러 담다가 알맹이는 이미 다 새어나갔고 이상한 찌끄레기만 남아있는 작품. 그나마 남은 알맹이도 이미 제 구실도 못하고...용왕을 100이라고 하면 이쪽은 30점짜리. 누구 말마따나 어떤 의미로는 현직 기사가 보면 승질을 낼 수도 있겠다 싶은 부분도 꽤 보이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야사키와의 첫만남이었던 '생명이 진 후에 피어난 꽃'을 아야사키 작품 중 최고로 치고 있는데 설마 10년이 넘도록 그걸 뛰어넘기는 커녕 근처에도 못갈줄은 몰랐습니다. 레드스완 시리즈가 한번 중단되었던 여파 때문이지는 몰라도 자기가 쓰고 싶은거보단 편집부에서 쓰라고 하는대로 쓰는듯한 기분. 동기였던 노자키가 자기 하고 싶은대로 날뛰고 있는 걸 보면 참 뭐랄까...많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