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 午後九時、ベランダ越しの女神先輩は僕だけのもの 글 : 이와타 히로키 일러스트 : 미와베 사쿠라 레이블 : 전격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20년 10월 17일 기준)
평가 : 3.8 / 10
이와타 히로키의 신작인 '오후 9시, 베란다 너머의 여신 선배는 나만의 것'입니다. 작가의 대표작은 '마모루 군에게 여신의 축복을!'이라고 하기엔 좀 지나치게 많이 낡은거 같고 그나마 최근 걸로 골라보면 '하나X하나' 정도? 제 경우는 뭐 당연히(?) 읽은게 없고 이번 작품이 처음입니다. 하나X하나쪽은 사실 당시에 첫부분 몇페이지만 보고 덮어버렸던거 같기도 한데 아무래도 기억도 같이 덮어버린 모양. 다 읽고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슬쩍 생각나더라구요. 읽기 전에 떠올렸어야 했는데......
타이틀로 대충 어떤 이야긴지 파악이 되는 작품인데, 이게 의외로 빗나갔습니다. 뭐 내용이 다르다거나 한 건 아닌데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라고 해야하나. 읽기 전 예상으로는 굉장히 가벼운 스타일로 짤막한 일상 에피소드들이 채워진 뭐 그런 러브코메디겠지 했는데 막상 뚜껑을 까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묵직했던 작품. 다만 이게 좀 안좋은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단 말이죠.
읽으면서도 대체 이걸 왜 이렇게 한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었는데 일단 굵직한것만 몇개 꼽아보자면 첫번째가 히로인. 이건 사실 이 작품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문젠데 히로인의 매력을 도통 모르겠습니다. 취향이니까 존중하라고 하면 뭐 그걸로 끝인 문제긴 합니다만 이건 이 캐릭터가 나쁘다기보단 이 캐릭터를 그리는 방법이 틀려먹었다고 봐야 맞겠죠. 이거는 이 작품의 다른 문제들과도 전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문제기도 한데, 주인공이 히로인한테 반하는 과정이나 반대로 히로인이 주인공에게 반하는 과정이 사실 그냥 없다시피 합니다. 보통은 만남에서 일상을 거쳐서 점점 가까워지는 그런 부분을 그려낼텐데 이 작품은 그걸 다 잘라내고 다짜고짜 고백부터 시작한단말이죠. 이거 자체는 뭐 아직 괜찮습니다. 문제는 그런 주제에 그 후에도 딱히 이렇다할 에피소드가 없다는게 문제죠. 하다못해 한때 유행이었던 '주인공을 놀려먹는 히로인'이라는 컨셉이라도 있었으면 좀 평범하게 괜찮았을거 같은데 애매하게 S캐릭터라는게 정말 미묘한 부분.
두번째로는 츠바키의 존재. 얘는 그냥 존재 자체가 암 덩어리입니다. 독자의 혈압을 올리는 용도의 암적 존재인것뿐만 아니라 작품을 집어 삼키는 암 덩어리죠. 히로인을 따라다니는 백합계 스토커라는 컨셉까지는 관대한 마음으로 봐 줄 수 있는데 남의 연애사에 끼어들어서 맘대로 떠드는건 선을 넘어도 아주 씨게 넘는단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얘가 뭐 히로인과 대단히 친밀한 관계냐 하면 딱히 그런것도 아니고 연예인 설정은 뭐하러 붙여놓은 건지도 모르겠고 남의 머리털은 왜 모아서 부적마냥 들고 다니는 건지도 모르겠고 대체 왜 만들어놓은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 캐릭터. 후반부의 시리어스 전개를 위한 장치라고 하기엔 이 역할을 맡기에도 부적절한 포지션이란 말이죠. 당장 타소가레도 두눈 시퍼렇게 뜨고 서 있는데다가 주인공과 히로인의 관계에 끼어들기에 가장 적당한건 누가봐도 아키쪽이고.
아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쪽이 오히려 히로인으로서의 파워는 월등히 높은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근데 왜 이딴 취급인지는 작가만이 알겠죠. 이따구로 내팽겨칠거면 초반에 러브레터는 왜 까발린건지 그 의도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정말 미스테리한 작품.
깔려면 뭐 한도 끝도 없이 깔 수 있는데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서로 귀찮으니까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적어보면 시리어스 파트의 해결법도 어처구나가 없을 정도. 이런말하긴 좀 그런데 경력이 길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방식도 상당히 낡은 티가 난다고 해야하나. 요즘 써먹기는 정말 촌티나는 그런 해결법이었습니다. 촌티 난다기보단 오글거린다고 하는쪽이 더 어울리긴 할거 같은데 아무튼. 아니 이걸 써먹을거면 적어도 전반부에 최소한의 장치는 해놨어야지....하다못해 주인공과 히로인의 만남 부분은 전반부에 배치하는게 정답이라고 보는데 말이죠.
읽기 전에는 '아 ㅋㅋㅋ 이건 재미없을 수가 없는 소재지 ㅋㅋ'하면서 집어들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된건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재밌게 읽을 사람도 있겠지만 과연 그게 몇이나 있을지는 좀 의문스럽습니다. 결말이 깔끔해서 속편은 안나올거 같기도 한데 뭐 내려면 얼마든지 낼수도 있는 상황이라 뭐라고 할 수는 없고 나온다 해도 읽을일은 없을테니까 뭐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