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는 곳으로 향하면서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선배와의 만남은 분명 최악. 산타 알바를 하던 중에 전단지를 떨어트리다니,
수많은 만남 중에서도 정말 나쁜 쪽일게 틀림없다. 그래도 선배와 이야기 하는 시간은 꽤 좋아한다. 인간관계에서, 어떤 식으로 만나는지는 별 관계가 없는 모양이다. 깜박거리는 신호를 보고,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타이틀 : カノジョに浮気されていた俺が、小悪魔な後輩に懐かれています 글 : 오미야 유우 일러스트 : 에루 레이블 : 카도카와 스니커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9년 12월 4일 기준) 평가 : 9.4 / 10
오미야 유우의 데뷔작인 '여자친구가 바람이 난 내게, 소악마인 후배가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입니다. 뭔가 좀 더 괜찮은 번역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귀찮아서 대충.
제 4회 카쿠요무 웹소설 컨테스트에서 러브코메 부문 '특별상' 수상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웹소설 출신 작품들을 잘 안보는 편이라 이쪽 공모전도 거의 관심 밖이었는데 막상 수상작 리스트를 보면 본 적 있고 들은 적 있는 작품이 꽤 많이 있긴 합니다.
대학생인 주인공이 산타 알바를 하던 히로인과 만나는 이야기...라고 쓰면 좀 너무 간단하고, 주인공의 대학생활을 중심으로 한 일상계 러브코메 작품입니다. 대학생활 중에서도 서클활동이나 미팅쪽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는게 개인적으론 상당히 신선했던 부분. 뭐랄까 딱히 잘난 부분은 없는데 모자른 부분도 없는 평범한 리아쥬의 생활이라고 하면 뭐 대충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리아쥬.
냉정하게 보면 사실 대단한 건 없는 작품인데(이야기라고 할게 별로 없으니까) 씬 하나하나가 전부 재밌습니다. 이건 아마 캐릭터빨이 가장 크지 않나 싶은데, 히로인들 이전에 주인공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이라 다른 캐릭터들과의 대화도 그렇고 독백도 그렇고 모든 부분에서 막힘 없이 글이 술술 넘어가게 만들고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 소악마계 후배가 히로인이긴 하지만 적어도 제가 보기엔 오히려 주인공이 한수 위처럼 보일 정도. 먹이사슬(?)도 아마 아야카가 최상위일거고 그 밑이 주인공. 아무튼 후배에게 휘둘리는 이야기라기보단 휘두르고 휘둘리는 이야기라고 보는게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은 히로인중 하나인 아야카. 여자 사람 친구라는 포지션의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를 정말 기가막히게 조절하고 있습니다. 친구니까 이해 되고 친구인게 이해 안되는 절묘한 관계. 오바 좀 보태면 아야카의 존재때문에 저 타이틀을 사기라고 봐도 될 수준. 저런 타이틀이 아니라 뭔가 좀 더 중립적인 타이틀이었다면 아마 아야카쪽에 인기가 훨씬 더 많이 쏠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소꿉친구라고 부르긴 뭣하지만 관계 자체는 소꿉친구의 그것보다 훨씬 더 깊은 관계일지도. 마유와의 수라장은 정말 맛깔나는 장면이었는데 딱 한번밖에 안나왔다는게 좀 아쉬웠습니다. 나중에 또 나오기야 하겠지만.
2권이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나오면 무조건 볼 작품. 아마 이대로 쭉 간다면 완결까지는 다 챙겨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길게 갈 거 같지도 않고. 딴거보다 전 여친 떡밥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이 시리즈의 목숨이 걸려있는데 과연 어떻게 처리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