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키상의 신간인 '이웃의 천사님에게 어느샌가 글러먹은 인간이 되어 있던 건'입니다. 다메닌겐을 뭘로 바꿀까 했는데 그냥 누가 번역해놓은거 있길래 갖다 쓰기로. 뭐 어차피 길어서 천사님으로 줄일거지만.
원래는 나로우쪽에 작년 12월부터 연재되던 작품입니다. 그런데 벌써 에피소드 수는 170화를 넘어가고 있는데, 아무래도 서적화 하면서 내용을 좀 손 본 모양이라 이번 1권에 수록된 에피소드는 1~14화. 웹 기준으로는 1~34화까지입니다. 문고화 하면서 통합된 에피소드가 꽤 많은 모양. 웹쪽은 애초에 에피소드 하나당 길이가 짧기도 해서.
천사님쪽을 먼저 읽은 입장에서는 꽤 의외였던게, 이 양반이 원래 여성향쪽이 메인이라는 점. 작가 후기라던가에서 판타지도 쓴다 그러길래 당연히 남성향이겠지 했는데 좀 놀랐습니다. 오히려 천사님쪽이 평소와 많이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현대물인것도 그렇고 남성향인것도 그렇고.
뭐 아무튼 타이틀 그대로 옆집 사는 히로인이 밥 먹여주고 청소해주고 뭐 그러는 일상물 작품입니다. 타이틀에는 다메닌겐이라고 적혀있긴 한데 이건 사실 따지고 보면 애초에 다메닌겐이던 놈이 히로인을 만나면서 그나마 좀 인간답게 변한거라 어떻게보면 그짓말에 가깝긴 합니다. 미묘하게 어긋난 타이틀.
사건이라고 할만한 사건도 없고 초반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같이 밥해먹고 청소하고 그런 일상으로만 가득찬 내용인데 그게 재밌는 작품. 비슷한 작품으로는 코단샤쪽에 고딩들이 공원에서 노는 그 작품이 있었는데, 그쪽은 '고딩들의 일상'인데에 비해 이쪽은 '주인공과 히로인의 일상' 이라는 점에서 조금 더 러브코메 느낌이 물씬 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는 역시 마지막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애초에 작품 자체가 주인공과 히로인의 미묘~한 거리 조절이 일품이었는데 그게 제일 잘 나타나있던게 저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연인은 아니고 친구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런 위치. 초반의 그냥 '아는 사람' 수준의 거리에서 저기까지 가는 과정도 굉장히 정중하게 다루고 있다는게 포인트. 쿨한 마히루가 가장 귀여웠던 에피소드기도 하고.
어딘가 대단한 부분은 없지만 부족한 부분도 하나 없는 말 그대로 '양작' 러브코메 작품이었습니다. 별일 없는 한은 완결까지 다 챙겨볼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