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도는 풀어볼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 대부분은 상대 쪽에서 일방적으로 다가오는 「좋아」라던가 「죽어」의 화살표이기 때문에
싹둑 잘라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매번 들지만,
가끔 그 순간에 대폭발을 일으킬만한 함정도 있으니까 섣부른 짓은 할 수 없다.
한번 좋은 모습을 보여줘 버리면,
적어도 졸업해서 멀리 떨어질 때까지는 그 가면을 벗을 수 없는 거다.
타이틀 : 千歳くんはラムネ瓶のなか 글 : 히로무 일러스트 : raemz 레이블 : 가가가 문고 국내 발매 여부 : 미발매(2019년 7월 7일 기준) 평가 : 7.4 / 10
히로무의 데뷔작인 '치토세군은 라무네 병 속'입니다. 제 13회 소학관 라이트노벨 대상 '우수상' 수상작품. 이쪽 대상 우수상 출신 작품이라면 유명한쪽으로는 '약캐 토모자키군'이나 '야한 이야기라는 개념이 없는 세계', '너와는 치명적인 차이가 있다' 등등. 장르가 청춘물이라 그런지 같은 장르의 약캐 토모자키군과 연결을 지으려 하는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하마치-토모자키군-치라무네로 이어지는 가가가문고의 학원 청춘 러브코메디~ 하는 식으로. 이미 작가들끼리는 꽤 친하게 지내는 모양. 와타리는 모르겠지만.
이번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뭐 역시 '주인공이 리아쥬'라는 부분. 보통 이런장르라면 토모자키군처럼 비 리아쥬 주인공이 리아쥬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린다던가 하는 스타일일텐데, 이쪽은 반대로 리아쥬를 주인공으로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리아쥬. 가가가쪽에서도 이쪽을 메인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뭐 그럭저럭 먹혀들어가긴 하는 모양입니다. 중판 들어간것도 좀 됐고. 아마존에서도 초반에 베스트 셀러 딱지 붙기도 했으니까.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너무나도.....많은데 일단 '캐릭터의 이야기'가 없습니다. 뭐랄까, 캐릭터의 내면을 보여주는 부분이 너무나도 적다고 해야되나, 모든 캐릭터가 '연극'을 하는듯한 느낌이 너무나도 강하게 드는 작품. 다들 가면을 한 열댓개는 뒤집어쓰고 있는 기분이랄까. 심지어 주인공인 사쿠조차도 본인의 이야기는 전혀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1권의 주인공은 사실상 켄타라고 봐야 될 수준. 사쿠는 주인공이라기보단 그냥 리아쥬 캐릭터였죠. 혹은 히어로.
두번째로는 비 리아쥬인 켄타를 갱생(?)시키는 부분인데....이게 뭐 저만 그런걸지는 몰라도 오타쿠 입장에서 보면 승질이 날 정도로 주요 포인트를 푹푹 찌르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뭐 정론이라면 정론이니까 틀린말은 아닌데 표현 방법이 잘못됐죠. 토모자키군이나 제츠카노 같은 경우는 리아쥬가 되기 위한 '훈련'을 통해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쪽은 '넌 이래서 안되는거야' 라고 설교를 통해서 캐릭터를 바꾸려 든다는 점이 큰 차이점.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너무 불쾌할 정도였습니다. 그런식으로 떠드는것도 불쾌하고 그걸 또 너무 쉽게 인정하고 태도를 순식간에 뒤집어 버리는 켄타도 승질나고 읽기가 참 깝깝했던 부분. 심지어 분량도 가장 많단 말이죠 이게. 1권의 80%가 켄타 관련이니까. 남들이 이야기하는 5장은 뭐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데 그 이전의 에피소드들이 너무 빡쳐서.....
지역드립이 지나칠정도로 많았던것도 개인적으로는 마이너스. 본인의 출신지를 그대로 무대로 쓰는거니까 뭐 어느정도 이해는 하겠는데 진짜 인간적으로 너무 자주 나온단 말이죠. 반쯤 지나면 또야? 싶을정도로 계속 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PPL인가 싶을정도로 그대로 마구 나오는 온갖 상품들. 후반부로 넘어가면 볼때마다 짜증날 수준.
차라리 작품 초반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리아쥬에게도 나름대로 힘든 부분이 있다'라는 점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를 늘려나간다던가 했으면 괜찮았을 것도 같은데 예상과는 달리 켄타 관련 에피소드가 지나치게 길었습니다. 2권에서라도 이 부분을 파고든다면 다시 살아날 여지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 싶은데....1권을 읽은 사람중 반 이상은 떨어져 나갈거 같단 말이죠. 오타쿠(비 리아쥬)가 메인 타겟인 라노베 시장에서 비 리아쥬를 신나게 후두려 까는 내용으로 채워놓은 1권이라.....
저도 아마 2권까지는 읽어볼거 같기도 한데, 아마 2권도 별 차이가 없다면 바로 버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뭣보다 이번회차에는 이미 사역마를 건져놨으니까 더 미련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