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마기의 '탐정이 너무 빠르다' 시리즈 하권입니다. 유산 쟁탈전의 최종전을 담고 있는 하권인데.....이게 상권도 그랬지만 하권도 역시 미스테리로서는 굉장히 미묘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일을 처리해버리는 탐정의 이야기인만큼 이러니저러니 해도 매번 똑같은 패턴이라 금방 질려버린단 말이죠. 물론 막판의 전개 자체는 상하권 통틀어서 가장 미스테리 소설 다운 부분이었고 제일 재미있기도 했습니다만 그 이전이 너무 심심했던지라 더 아쉬웠던 부분.
차라리 상권처럼 미스테리 요소를 줄이는 대신 코믹한 부분이라도 좀 더 많이 넣었으면 괜찮았을텐데 이번엔 내용상 그런걸 넣기도 힘들고....애초에 캐릭터가 너무 많았던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야기에 크게 관여한 캐릭터는 반도 되지 않는데다가 인상에 남을만큼 뭔가가 있는 캐릭터도 없었죠. 친족들 중에선 당장 사기리나 아마고나 미루코 정도만 있어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대신 타리오 관련 설정은 조금 흥미가 생기긴 했었는데 이걸 이대로 쓰고 치워버리기는 많이 아쉬운 설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계관 공유해서 신작 몇개를 더 내도 괜찮기는 할텐데 과연......타리오에 관련해서 더 깊이 파고들지 않으면 이 시리즈랑 패턴이 똑같아져버릴텐데 말입니다. 뭐 이래저래 만족스러운 부분보다는 아쉬웠던 부분이 훨씬 컸던 작품이었습니다.